“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이윤서 선수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29일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예선에서 이윤서(경북도청)가 부상 투혼을 발휘하자 KBS 중계진은 이렇게 말했다.
이윤서는 이날 평균대-마루운동-도마-이단평행봉으로 이어지는 단체전 예선에 나섰다. 올림픽 출전 전에 발목 부상을 당한 이윤서는 평균대 종목에 이어 마루운동을 하다가 부상이 악화됐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여홍철 경희대 교수는 경기 중 고통을 참고 미소를 유지하려는 이윤서를 보고 “지금 발목이 엄청 아픈데, 아픈 표정을 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윤서는 이어진 도마 종목에서 힘찬 도움닫기를 거쳐 공중에서 몸을 비튼 뒤 착지했다. 이윤서는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양팔을 들어올리며 마무리 동작까지 마쳤다. 여 교수는 “이윤서 선수가 반바퀴를 원래 더 튼다”며 “그런데 발목 부상이 있다보니까”라고 말했다. 이윤서의 표정을 보고는 “얼마나 아팠으면”이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코치진의 부축을 받으며 선수단 쪽으로 이동한 이윤서는 “잘했어”, “잘했어”라는 동료 선수의 격려를 받은 뒤 부상 치료를 받았다. 여 교수는 “이게 단체전의 매력”이라면서도 눈을 질끈 감고 고통을 참는 이윤서를 보고 “제 마음도 아프다”라고 말했다.
체조 여자 대표팀은 이날 단체전에서 4개 종목 합계 152.496점으로 12위를 기록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6년 만에 올림픽 단체전 출전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