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전당대회 직후 발표 가능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8월 18일 전당대회 직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채 상병 특검법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은 조만간 한 대표가 주장한 ‘대법원장 추천 특검’과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제안한 대한변호사협회장 추천 방식에 대한 법안 발의를 제안해 여권으로 공을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여권 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분열을 가속화하는 한편 이 후보는 당 대표 연임 직후 ‘통 큰 양보’에 나서는 그림을 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이재명 연임 시 ‘한동훈 제안’ 수용 가능성
당초 야권이 추천하는 특검안을 고집했던 민주당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특검법 강행 처리 후 대통령 거부권 행사 구도가 반복되면서 당 안팎의 피로감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달 29일 열린 민주당 고위전략회의에서도 총선 이후 각종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원내 핵심 관계자도 “조만간 한 대표에게 본인의 주장을 담은 특검법을 먼저 발의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라며 “여당안을 본 뒤 대법원장 또는 변협 추천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지금 우리 내부적으로 전략팀에서 (제3자 추천안을 포함해)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8월 초 여당을 향해 먼저 공을 던지면, 이 후보가 바통을 넘겨받아 8월 18일 전당대회 직후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공식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2기 체제의 핵심은 중도 외연 확장”이라며 “꽉 막힌 국회 상황을 해결하고, 민생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당 대표 선출 당일에 ‘제3자 추천안을 받겠다’고 선언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대법원장이나 변협회장의 보수적 성향을 감안했을 때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 시 ‘맹탕 조사’가 우려된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 與 “민주당의 갈라치기 의도” 우려
국민의힘 지도부도 민주당의 이 같은 ‘갈라치기 의도’를 고려해 특검법 선제 발의를 주저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한 대표의 의견과 별개로 당에서 먼저 법안을 발의할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한 대표 측 관계자도 “대표 입장에 변화가 없다지만 원내에서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면 당 대표도 마냥 밀어붙일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