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 있는 세상’ 본격 진입 원-엔 환율 장중 907원까지 올라… 엔-달러, 한때 151.5엔까지 하락 한국기업 수출 경쟁력엔 호재로… 엔화가치 지속 상승엔 전망 갈려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원엔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일본이 2010년부터 이어온 ‘제로(0) 금리’ 정책에서 확실히 벗어나면서 ‘슈퍼 엔저’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엔화 가치가 올라가면 일본과 가격 경쟁을 펼치던 한국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 日 금리 인상… ‘슈퍼 엔저’ 끝나나
이날 금리 인상의 여파로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1.50엔까지 떨어졌다. 이달 10일 장중 161.69엔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20여 일 만에 10엔 넘게 하락한 셈이다.
● “한국 기업 가격 경쟁력 상승 가능성”
엔화 가치가 오르면 일본 기업과 수출 경쟁을 펼치는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통상 엔저는 한국 기업에 악재로 여겨진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1% 떨어질 때마다 한국의 수출액 증가율은 0.61%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일본과 수출 경쟁을 펼치는 자동차나 석유제품 등 분야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관광수지 적자도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금리 인상을 지속적인 인상의 첫 단계로 보기보다는 제로 금리에서 확실히 탈피해 통화정책이 정상화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며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온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 인상보다는 현재 수준의 금리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