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국토부, 구역 조정 최종조율 인천공항, 올해 이용객 1억명 가능 ‘글로벌 3위 공항’으로 도약할 듯
공군과 국토교통부가 인천국제공항 인근 서해 하늘 군작전구역(MOA)을 일부 줄이기로 했다. 민항기가 다닐 수 있는 하늘길을 지금보다 더 넓히기 위해서다. 하늘길이 넓어져 민항기 운항이 더 늘어나면 인천공항은 공항 수용 능력 기준 세계 3위 공항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군과 국토부는 서해 북부 MOA 가운데 R88이라고 이름 붙여진 구역의 3마일(약 4.8km)을 줄이기로 하고 최종 조율 중이다. 넓이로는 약 576㎢다. 인천공항 수용 능력을 확대하고 이용객 편의를 증대시키기 위해 민항기가 오가는 하늘길을 더 넓혀야 한다는 항공업계의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인천공항은 2001년 개항 이후 단계적인 개발 계획에 따라 확장 사업을 진행 중이다. 10월 말 제4 활주로 신설과 인천공항 제2터미널 확장 등을 포함한 4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면 연간 1억60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공항으로 거듭난다.
현재 인천공항은 시간당 항공기 75대를 관제할 수 있다. 연간 처리 가능 여객 수는 약 7700만 명 수준이다. 항공업계는 시간당 80∼85대를 관제할 수 있어야 이용객 1억 명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토부와 항공업계는 2019년부터 공군에 MOA 일부를 줄여달라고 요청해 왔다. 당초 공군 측은 “군사 작전 및 훈련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논의 끝에 축소를 결정했다. 공군이 인천공항을 이유로 MOA를 조정하는 건 2004년 한중 항로 복선화 이후 약 20년 만이다.
공항 안전과 이용객 편의도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에 항공기 수십 대가 몰려서 들어오면 항공기들은 공항 인근 하늘에서 대기해야 한다. 하늘길이 넓어지면 항공기가 안정적으로 빠르게 드나들 수 있게 돼 하늘길 혼잡이 줄어든다. 많은 항공기가 취항하면 노선도 다양해진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