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31일 오후 이 위원장이 비공개로 전체회의를 열고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안을 논의하자 곧장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안 발의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이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임명) 하루가 가기도 전인 오후 5시 회의를 열어 KBS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을 강행하고 있다”며 “방통위는 합의제 기구로, 후보자를 아무렇게나 선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현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1일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탄핵안을 당론으로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일부터 표결이 가능하나 주말에 치러지는 전당대회 일정 등을 고려해 3일에 표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시민단체 등과 함께 이 위원장이 대전MBC 사장 시절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이 위원장 임명 자체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여론전도 이어갔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직을 수행할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빵점 인사’”라며 “수사받고 처벌돼야 할 사람을 방통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방통위를 마비시켰다고 맞섰다. 여당 원내 관계자는 “방통위가 완전히 기능을 상실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원내 관계자도 “추후 헌재에서 탄핵안에 대한 기각 결정이 내려질 경우 민주당은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 빨리 야당 몫 방통위원 후보자 2인을 추천해 방통위 5인 체제를 복원하는 데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그 동안 야당 몫의 인사를 단 한 명도 임명하지 않았다”며 “방통위원 후보를 추천하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