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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판정 불만’ 伊에… 홍콩, ‘파인애플 피자’ 조롱

입력 | 2024-08-01 03:00:00

[PARiS 2024]
홍콩 선수, 3차례 영상 판독 후 伊 꺾고 金
伊 펜싱계 반발하자 ‘피자헛 홍콩’ 반격
파인애플 토핑 싫어하는 ‘피자 나라’ 자극



‘피자헛 홍콩 & 마카오’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7월 말까지 모든 매장에서 피자 주문 시 파인애플 토핑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음식에 자부심이 강한 이탈리아 펜싱 팬을 조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피자헛 홍콩 & 마카오 페이스북 캡처



자국 요리에 자부심 강한 이탈리아인을 자극하기에 이만한 공격이 또 있을까. 세계적인 피자 브랜드 피자헛의 홍콩 지사(피자헛 홍콩 & 마카오)는 지난달 30, 31일 ‘파인애플 토핑 무료’ 행사를 진행했다. 파인애플 토핑을 얹은 피자는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괴식’(괴상한 음식)으로 통한다.

홍콩이 이탈리아를 공격하고 나선 건 파리 올림픽 펜싱 경기 때문이다. 홍콩 대표 청카룽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열린 남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이탈리아의 필리포 마키를 15-14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과정에서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세 차례 진행한 뒤 청카룽의 결승 득점을 인정했다.

그러자 파올로 아치 이탈리아펜싱연맹 회장은 “마키가 진정한 승자다”라고 발끈했다.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도 “결승전 심판진이 홍콩과 인접한 한국과 대만 출신”이라고 거들었다. 이탈리아는 도쿄 대회 때까지 올림픽 펜싱에서 금메달을 총 49개 차지했다. 펜싱 종주국 프랑스(44개)보다 많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홍콩도 지지 않았다. 2021년 도쿄 대회 때도 이 종목 금메달을 땄던 청카룽은 이날 승리로 홍콩 선수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두 개 따는 기록을 남겼다. 청카룽이 도쿄에서 따낸 금메달은 홍콩 역사상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기도 했다.

이후 홍콩 팬들과 이탈리아 팬들이 온라인에서 설전을 벌이는 사이 피자헛 홍콩 & 마카오는 “이 기쁜 날을 축하하기 위해 모든 레스토랑에서 피자 주문 시 파인애플 토핑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미식가라면 이탈리안 스타일을 선택하거나 파인애플을 추가하세요”라고 공지를 올렸다. 이 공지에는 펜싱 칼에 파인애플을 꽂는 선수 이미지도 들어 있다.

정작 마키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존경하는 옛 챔피언이 ‘메달(승자)을 존중해야 한다’라고 했다”며 “(청카룽의) 이번 메달도 기쁨과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남겼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