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에 9억 빌린후 일부 안갚아 기소
부장판사 출신으로 중견 로펌 대표변호사까지 지냈던 변호사가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변호사 A 씨는 세금 납부 등에 필요하다며 피해자 2명에게서 9억5000만 원을 빌리고 일부를 갚지 않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해 12월 기소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A 씨는 서울 지역 법원과 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두루 거친 뒤 중견 로펌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다. 2015년엔 로비 의혹 사건에 휘말린 유명 정치인을 변호하기도 했다. 당시 ‘전관예우’ 논란이 불거지자 이 정치인은 A 씨 선임을 취소했다.
A 씨는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는 과정에서 자신이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내가 유명 정치인 B 씨의 변호를 맡아 승소를 이끌어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씨가 피해자들에게 받은 돈을 주식투자에 사용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선고가 난 사건이 아니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