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체 매출 74조, 영업익 10.4조 “HBM 확대” 엔비디아 등 납품 임박
삼성전자가 반도체 매출로 2년 만에 대만 반도체기업 TSMC를 제쳤다. 글로벌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 8단과 12단 제품도 엔비디아, AMD를 비롯한 주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공급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분기(4∼6월) 연결 기준 매출 74조700억 원, 영업이익 10조4400억 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올랐고 영업이익은 16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삼성, 5세대 HBM 공급임박… “하반기 매출, 상반기 3.5배로 늘것”
반도체 매출 28.5조 TSMC 제쳐
5세대 HBM 본격 양산 돌입땐
D램값 상승과 함께 큰폭 실적개선
“엔비디아 공급망 다변화 수혜 기대”
5세대 HBM 본격 양산 돌입땐
D램값 상승과 함께 큰폭 실적개선
“엔비디아 공급망 다변화 수혜 기대”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7∼12월)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주목받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공급량과 매출을 대거 늘린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공급량은 4배, 상반기 대비 매출은 3.5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직접적으로 엔비디아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반도체 기업에 자사 5세대 HBM 공급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삼성이 HBM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에 31일 주가도 3.6% 급등했다.
● 반도체에서 6조 영업이익, HBM 성과 가시화
메모리 실적 호조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서버, 기업 자체 서버의 수요가 모두 증가하면서 DDR5와 고용량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지속 확대해 실적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팹리스(반도체 설계)를 맡는 시스템LSI사업부도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공급이 늘면서 상반기(1∼6월)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HBM 시장에서의 성과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HBM3의 경우 모든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들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매출이 3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5세대 ‘HBM3E’ 제품도 8단 제품은 올 3분기(7∼9월), 12단 제품은 하반기 중 양산 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6세대 제품인 ‘HBM4’에 대해서는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을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에 HBM3E 공급을 확정하면 하반기 실적 성장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전체 HBM 제품 매출에서 HBM3E 비중이 3분기 10%, 4분기(10∼12월) 6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 공급망 다변화로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며 “하반기 D램 가격 상승과 HBM3E 본격 양산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 외 삼성디스플레이와 하만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하며 2분기 실적에 기여했다.
2분기 연구개발(R&D)비는 8조5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8조 원을 넘기며 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4개 분기 연속 R&D 투자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2분기 시설투자는 12조1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8000억 원 늘었다. 반도체 부문에 9조9000억 원, 디스플레이에 1조8000억 원이 투입됐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