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선수권서 성별 적격성 검사 미통과로 실격 올림픽은 출전 허용…1일 16강전 나서 이탈리아 부총리 "올림픽 신뢰성에 대한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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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논란으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격 처리됐던 복싱 선수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파리올림픽에서 이탈리아 선수와의 첫 대결을 앞둔 가운데, 이탈리아 정치권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1일(현지시각) 알제리 여자 복싱 선수 이마네 칼리프는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25)와 여자 복싱 66㎏급 16강에서 맞붙는다.
안사(ANSA)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치권은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성별 논란을 일으킨 선수와 맞붙는 자국 여성 선수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불공정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경기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안드레아 아보디 체육부 장관도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적 수준에서 호르몬 수치에 대한 기준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칼리프는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을 몇 시간 앞두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를 넘겨 실격 처리됐다. 같은 대회에서 린위팅(28·대만)도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동메달을 박탈당했다.
당시 우마르 클레믈레프 국제복싱협회(IBA) 회장은 “이들이 DNA 검사 결과 XY 염색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경기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칼리프에게 패배한 멕시코 선수 경기 영상을 올리며 “스포츠 윤리와 올림픽 신뢰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 선수는 “펀치가 너무 아팠다. 13년간 복싱 선수로 활동하며 남성 상대와 싸울 때도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전 복싱 세계 챔피언인 배리 맥기건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그들이 실제로 여기까지 오는 게 허용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고 적었다.
다만 IOC는 염색체만으로는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애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두 선수는 복싱에서 수년간 경쟁해 온 여성 선수들이며 전적으로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