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 호황에 실적 고공행진 해외 생산기지 확대 자금 두둑 한국타이어, 헝가리-美서 진행 금호는 유럽, 넥센은 북미 물색
실적 고공 행진을 벌이는 국내 타이어 3사가 확보한 자금을 앞세워 글로벌 생산 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해운 운임이 크게 오르자 이를 절감하기 위해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기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지역을 물색하고 있다. 비싼 고급 타이어가 많이 팔리는 곳을 집중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2분기(4∼6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유럽 공장 부지 개발에 대해 확인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내 신규사업부문이 중심이 돼 현재 유럽의 후보지들을 비교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타이어 3사가 해외 생산 기지를 공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 것은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3사는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차량(SUV)의 경우 크기가 큰 고인치 타이어(18인치 이상)가 적용돼 타이어사의 수익성을 끌어올린 덕이다. 고인치 타이어의 판매 단가가 더 높다.
전기차 보급도 기회가 됐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때문에 차량 무게가 많이 나간다. 이런 탓에 타이어의 교체 주기가 내연기관(4∼5년) 대비 1년 정도 빠른 3∼4년이다. 과거 전기차를 구매한 이들의 교체 주기가 도래하면서 교체용 타이어(RE)의 수요 상승세가 가파르다.
타이어 3사가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최근 수년간 해외 자동차사들을 대거 고객사로 영입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2012년 신차용 타이어(OE)를 24개 차종에 공급했는데 올해 1분기(1∼3월)에는 이를 115개 차종으로 늘렸다.
덕분에 3사의 2분기 실적은 고공 행진을 했다. 금호타이어는 역대 2분기 중 두 번째로 높은 매출(1조1319억 원)을 기록했다. 넥센타이어도 올 2분기 매출(7638억 원)이 역대 분기 기준 가장 높았다. 8일에 실적을 발표하는 한국타이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2조3202억 원, 영업이익은 62.9% 증가한 404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