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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에 빠진 지자체

입력 | 2024-08-02 03:00:00

단순 홍보 넘어 재미 더해 인기
대구 달서구 제작 ‘학교…’ 137만뷰
포항-여수 등도 참신한 소재 화제



웹드라마 ‘학교는 싫지만 수학여행은 가고 싶어’의 한 장면. 대구 달서구 제공



“우리 수학여행 같이 오기로 했잖아!”

대구 달서구로 수학여행을 떠난 여고생 오봄(민채은)에게 동갑내기 친구 이다임(김보림)은 이렇게 말한다. 다임이 원래 참가하지 않는 수학여행에 친구를 위해 갑작스레 왔다는 것이다. 사실 둘은 중학교 때부터 친한 사이로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다. 그러나 다임이 자퇴하면서 혼자 남은 봄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다. 봄은 수학여행을 떠나서도 외롭게 홀로 다녔지만, 다임이 친구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 것. 둘은 달서구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우정을 다진다. 놀이동산 ‘이월드’, ‘대명유수지’, ‘월곡역사공원’, ‘배실웨딩공원’ 등 실제 수학여행 명소를 돌아다니면서 대화한다.

올 5월 달서구가 제작한 웹드라마 ‘학교는 싫지만 수학여행은 가고 싶어’의 내용이다. 16분이란 짧은 분량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만한 우정이란 소재 덕에 유튜브에서 조회 수 137만 회를 넘어섰다. 올 하반기엔 일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달서구는 총 3편의 자체 웹드라마를 제작했고, 추가 제작도 검토 중이다.

최근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웹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 홍보에 그치지 않고, 낮은 제작 비용에 시청자가 재밌어할 만한 이야기를 담아 젊은 세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경북 포항시는 올 2월 웹드라마 ‘개복치 왕자의 꿈’을 공개했다. 포항의 특산물 개복치가 남자가 돼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전남 여수시가 올 5월 공개한 웹드라마 ‘하멜’은 이탈리아 오니로스 필름 어워즈에서 ‘베스트 웹 시리즈 상’을 수상했다. 여행작가가 조선과 현재를 오가며 ‘하멜 표류기’의 주인공 헨드릭 하멜(1630∼1692)을 도와준다는 참신한 소재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여수시는 올 9월 ‘제1회 여수 국제 웹 페스트’를 열고 국내외 우수 웹콘텐츠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자체가 주최하는 국제적인 웹 드라마 시상식이 처음 선보이는 것. 첫 행사임에도 이미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