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창단 한국대표 ‘카로스’ “타악기가 주인공 되는 앙상블” 20일 예술의전당서 정기연주회 합창교향곡-300명 합창단 협연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창단 35주년 기념 연주회를 여는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의 공연 모습.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 제공
한국 대표 타악 앙상블인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이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창단 35주년 정기연주회 ‘세계를 흔들어라 카로스’를 연다. 공연 마지막 순서로는 ‘환희의 찬가’로 알려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4악장을 타악 앙상블과 합창단 300명의 협연으로 연주한다.
카로스 앙상블은 서울 올림픽 다음 해인 1989년 KBS교향악단 타악 수석이었던 이영완을 중심으로 창단됐다. 수많은 형태의 앙상블이 창단되고 사라지는 가운데서도 라틴어로 ‘사랑’ ‘아름다움’을 뜻하는 ‘카로스’의 이름을 지켜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음악 수도 빈을 대표하는 빈 무지크페라인에서 공연했다.
이 앙상블의 이영완 음악감독은 “앞으로 다양한 예술 분야와 협력하며 사회 음악 교육에도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 제공
이번 콘서트는 슈체드린 편곡 비제 ‘카르멘 판타지’로 시작해 바흐 ‘두 대의 건반악기를 위한 협주곡’,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등으로 이어진다. ‘전람회의 그림’은 올해 4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오르가니스트 김희성(이화여대 교수) 협연으로 연주한 바 있다. 피아노곡인 원곡이나 라벨이 편곡한 오케스트라 연주와는 다른 리드미컬한 박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프로그램 마지막 곡인 베토벤 교향곡 합창 4악장의 타악 앙상블 연주에 대해 이 감독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웅장하고 섬세한 효과를 내기 위해 편곡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타악 앙상블만의 다이내믹함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강렬한 메시지가 오케스트라와는 또 다른 신세계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겁니다.”
35년 동안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이 감독은 지난해 빈 무지크페라인 공연을 떠올렸다. “파헬벨 ‘캐논’을 연주하기 시작하면서 객석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박수가 나올 때 몇몇 관객이 일어서서 눈물을 흘리시더군요. 음악 수도로 불리는 빈의 관객들에게도 큰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데 저희 자신도 감동을 받았습니다.”
카로스 앙상블은 강동아트센터와 강남문화재단의 상주단체로 활동한 바 있고 지난달에는 양천문화재단과 제2회 서울 두드림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지난해부터는 서울시 생활 동아리 지원 사업으로 누구나 타악기를 배우고 연주를 즐길 수 있는 ‘카로스 아카데미 다함께 타타타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