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경기 보다 반해, K올림픽의 시간” 해외 SNS 영상 300만이상 조회수 정작 본인은 “제가 왜요?” 어리둥절
브라질의 한 여성이 “내가 올림픽을 보는 이유”라는 문구와 함께 오상욱의 파리 올림픽 경기 중계 화면을 갈무리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의 한 장면. 인스타그램(im.nanda) 캡처
“파리 올림픽 때 꼭 금메달을 따고 오상욱 선수(28)와 같이 사진을 찍고 싶어요.”
일본에서 나고 자란 한국 여자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22)는 원래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의 열혈 팬이었다. 그러다 진천선수촌 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오상욱 팬클럽 회원으로 변신했다. 허미미는 “오 선수가 키(191cm)도 크고 얼굴도 멋진 데다 어쩌다 만나면 일본어로 먼저 말을 걸어주기 때문에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오상욱은 고교 3학년이던 2014년 12월 당시 국내 랭킹 1위였던 구본길(35)을 꺾고 한국 펜싱 최연소 국가대표 타이틀을 따낼 때부터 ‘꽃미남 검객’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리고 이번 파리 대회에서 한국 펜싱 최초로 올림픽 2관왕에 오르면서 전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이번 올림픽 기간 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전 세계 각지에서 올라오는 ‘오상욱 찬양’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정작 오상욱은 자신이 이 정도로 인기가 있는지 몰랐던 눈치다. 오상욱은 단체전 결승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하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한 한국 기자가 ‘브라질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하자 “제가요? 왜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오상욱은 대신 “개인전 우승보다 단체전 우승이 더 뿌듯하고 감동적”이라며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펜싱 선수로 올림픽 첫 2관왕 역사를 쓰게 돼 영광”이라고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놨다.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대표팀 후배 도경동(25)이 “우리는 지금 오상욱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오상욱은 “아니다. 우리는 그냥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몸을 낮췄다. 오상욱의 스승인 도선기 대전대 감독이 “상욱이는 실력 못지않은 인성을 갖춘 선수”라고 평한 그대로였다.
어펜져스 1기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미혼이었던 오상욱은 배우 김유정(25)을 이상형으로 꼽는다. 오상욱은 한 방송에 출연해 “정말 멋있다. 기회가 되면 꼭 뵙고 싶다”고 김유정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