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의 출산을 지켜보느라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경보 남자 20km 결승전 전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프랑스 대표 오렐리앵 키니옹 선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9위로 결승지점을 통과하고 개인 신기록까지 세운 그는 경주를 마친 뒤 막 세상에 나온 딸을 나타내는 포즈로 세레모니를 했다. 프랑스 육상연맹 홈페이지 캡처
CNN방송과 프랑스 일간 리베라숑 등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경보 20km에 프랑스 대표로 출전한 키니옹은 결승전 바로 전날 오후 10시쯤 병원으로 급히 향했다. 부인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출산하게 됐기 때문이다. 약 3시간 뒤인 1일 오전 2시, 키니옹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인은 안전하게 딸 샤를리를 출산했다. 그리고 키니옹은 딸이 태어난 기쁨을 6시간도 채 만끽하지 못한 채 오전 8시에 치러지는 결승전에 출전하기 위해 택시를 잡아 탔다.
대부분 선수들이 경기 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날 키니옹은 30분 정도 쪽잠을 잔게 전부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니옹은 “모든게 잘됐고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 청록색 눈을 가진 아기는 최고로 예쁘고, 부인도 건강하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며 무한한 기쁨을 드러냈다.
CNN방송은 “출산하는 부인을 지키느라 잠도 못 잔 상태에서 국제대회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는 것은 아버지의 사랑과 올림픽 정신을 보여준다”며 “다만 (막 아이를 낳은) 키니옹은 이제 잠 못 이루는 밤에 적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재치있는 응원 메세지를 보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