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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 순국’ 독립영웅들, 죄수복 대신 한복 입다

입력 | 2024-08-03 01:40:00

보훈부-빙그레, AI로 사진 복원
유관순 등 87명 한복 차림 되찾아



유관순 열사(위)와 안중근 의사



국가보훈부와 빙그레는 제79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에 옥중 순국한 독립 유공자 87명의 사진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복원했다. 일제에 맞서 옥고를 치르다 순국한 유공자들이 새로운 영웅의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처음 입는 광복’이라는 제목의 이 캠페인은 옥중 순국한 독립 운동가 중 일제 감시대상 인물카드 등에 수의(囚衣)를 입은 사진이 마지막으로 남은 87명이 대상이다. 유관순 열사(1902∼1920)와 안중근(1879∼1910) 강우규 의사(1855∼1920), 안창호(1878∼1938) 신채호 선생(1880∼1936) 등이 포함됐다.

대한제국에서 주독·주불 공사관 참사관을 지내고,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항일운동을 벌인 조용하 지사(1882∼1937)는 복원 전후 사진이 크게 달라 눈길을 끈다. “왜인 판사 앞에 서는 것이 하늘이 부끄럽다”며 스스로 얼굴에 먹물을 칠한 수의 사진을 남긴 조 지사는 한복 차림의 사진에서 원래 얼굴을 되찾았다.

대표적 항일 민족시인인 이원록 지사(필명 이육사·1904∼1944)는 본인의 시 ‘청포도’에서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라는 구절처럼 쪽빛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복원됐다.

복원에 쓰인 한복은 한국인 디자이너 최초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초청 패션쇼를 진행한 김혜순 씨가 제작했다. 김 씨가 제작한 한복은 생존 애국지사 6명에게 광복절을 앞두고 실물로도 전달된다고 보훈부는 전했다.

아울러 보훈부는 온라인 사진전과 다큐멘터리 영상, TV·지면·옥외 광고 등을 통해 복원된 독립 운동가 사진을 국민에게 선보인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