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3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경찰관들에게 이끌려 나오고 있다. 2024.03.24. 포드고리차=AP/뉴시스
‘테라’ ‘루나’ 가격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 측이 조만간 한국행이 성사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의 ‘포베다’에 따르면 권 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이날 ‘라디오 몬테네그로’와의 인터뷰에서 “항소 법원이 고등법원의 제1심판결을 확인하는 법적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권 씨를 한국으로 송환하라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두 번째 결정”이라며 “한국과 몬테네그로 당국이 상호 소통해 곧 송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로디치 변호사는 이날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도 “몬테네그로 당국이 인터폴의 도움을 받아 범죄인 인도를 준비할 것”이라며 “권 씨가 가능한 한 빨리 한국으로 송환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개 석상에서 권 씨를 미국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던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최근 개각에서 교체되면서 변수가 생겼다. 그는 지난 1월 튀르키예 국적 범죄자에 대한 해당국 정부의 인도 요청을 거부하면서 밀로코 스파이치 총리의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권 씨의 송환 문제를 두고 법원과 기싸움을 벌이던 밀로비치 장관이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권 씨의 한국행이 유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지난 1일 동유럽 발칸반도 몬테네그로의 항소법원은 권 씨를 한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항소법원은 권 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한 올 2월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결을 확정했고 그를 미국으로 인도해 달라는 요청을 기각한 기존 판결도 유지한 것이다.
권 씨는 테라·루나 폭락 직전인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체포됐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