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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빈콤비’ 합체…‘삐약이’ 신유빈 “단체전도 밝게”

입력 | 2024-08-04 14:09:00


신유빈이 3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신유빈은 일본의 하야타 히나에 2-4(11:9/11:13/10:12/7:11/12:10/7:11)로 졌다.2024.8.03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KCK

“단체전이 남아 있으니 지치지 않고 다시 밝게 경기하겠다.”

‘삐약이’ 신유빈(20)은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을 4위로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신유빈은 3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파리아레나4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하야타 히나(24·일본)에게 2-4(11-9, 11-13, 10-12, 7-11, 12-10, 7-11)로 역전패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유승민(42)이 남자 단식 금, 김경아(47)가 여자 단식 동메달을 차지한 뒤로 20년 동안 단식에서 올림픽 메달을 가져온 한국 탁구 선수는 없다.

임종훈(27)과 이번 대회 혼합복식 동메달을 합작했던 신유빈은 5일부터 전지희(32), 이은혜(29)와 단체전에 출전해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한국 여자 탁구는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이 종목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한국 탁구가 16년 만에 여자 단체전 메달을 차지하면 신유빈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 남녀 단·복식에서 모두 메달을 딴 김택수(54), 현정화(55)에 이어 한국 탁구 선수로는 32년 만에 올림픽 ‘멀티 메달리스트’가 된다.

16강 토너먼트를 통해 메달 주인공을 가리는 올림픽 탁구 단체전은 총 5경기를 치러 3경기를 먼저 따내면 이기는 방식이다. 첫 경기만 복식이고 나머지 네 경기는 단식이다. 선수 3명이 최대 5경기를 치르다 보니 복식에 나서면 단식은 1경기밖에 소화할 수 없다. 어떤 선수를 어떤 자리에 배치해야 하는지 ‘수 싸움’을 벌어야 하는 것.

그런 점에서 한국은 별 고민이 없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복식 금메달을 딴 ‘희빈 콤비’ 진지희-신유빈 조가 세계랭킹 2위 팀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이번 대회 1회전 상대인 브라질은 올림픽 단체전 2회전 진출 경험이 없다. 여유를 부릴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오광헌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 감독은 “복식을 이기고 들어가는 것과 지고 들어가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며 진지희-신유빈 조를 복식에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유빈은 “경기에서 지고 다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기회가 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진표상 한국은 중국과 준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중국은 이 종목 올림픽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한국이 3, 4위 결정전으로 밀리면 일본 또는 독일과 동메달을 겨룰 확률이 높다. 일본은 3년 전 도쿄 대회 때 은메달을 따낸 팀이고 독일은 같은 대회 8강에서 한국을 탈락시킨 팀이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