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4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3.7%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2022년 8월(93.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7월 86.3%에서 지난해 12월(80.1%)까지 떨어졌다가 올 들어 공급난 우려에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낙찰가율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낙찰된 서울 아파트 129채 중 27채(20.9%)는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받더라도 시세보다 저렴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비(非)아파트 경매시장에는 온기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주거용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85.3%로 전월(86.1%)보다 감소했다. 빌라 낙찰가율 역시 82.6%에서 81.8%로 소폭 줄었다. 전세사기 여파로 오피스텔과 빌라를 찾는 임차 수요가 줄면서 경매시장에서도 비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임의경매는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아파트 시장 침체에 무리한 대출을 감당하지 못한 ‘영끌족’까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63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372건)의 약 2배 수준으로, 월간 기준 2016년 7월(663건)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구로구 임의경매 신청 건수가 195건으로 서울 25개 가운데 가장 많았다. 광진구(41건), 강서구(39건)가 그 뒤를 이었다. 집합건물에는 아파트, 집합상가, 오피스텔, 빌라 등이 모두 포함된다. 하지만 임의경매가 많은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오피스텔과 빌라 많은 지역인 점을 감안할 때 비아파트 매물이 대거 경매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