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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빠르면 5일 이스라엘 공격”…美, 중동에 항모-전투기 추가 배치

입력 | 2024-08-04 19:34:00

테헤란에 설치되는 하니예 추모 현수막. 뉴시스


이스라엘군이 3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을 공습하고,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다음 날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 사건의 파장이 이어지면서 빠르면 이란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촉즉발 상황이 이어지자 중동에서 확전을 막으려는 미국도 바빠졌다. 미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중동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대장)이 중동을 긴급 방문했다. 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중동에 해군과 공군력을 증강시켰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공습 오가며 긴장 고조

로이터통신은 3일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2차례 공습을 실시해 하마스 조직원 9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서안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에 비해 온건한 성향이며 이스라엘 당국과도 협상을 해온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관할하는 지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드물게 서안에서 작전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서안에서 마지막으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펼친 건 지난해 7월이다.

4일 헤즈볼라는 접경지인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30여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로켓 대부분이 방공망에 격추돼 인명 피해는 없지만 일부 건물에 화재가 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즉각 레바논 남부를 공습해 로켓 발사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으로 대(對)이스라엘 공격을 담당해온 군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가 사망한뒤 양측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다.

바이든, “헛소리 그만하라”며 네타냐후에 일갈

미국은 서방의 첨단 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과 중동 최대 병력을 갖춘 이란 간 전면전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특히 이란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2일 오스틴 장관은 핵추진 항공모함인 ‘에이브러햄 링컨’함의 타격 전단의 중동 지역 출격과 탄도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해군 순양함, 구축함과 F-22 전투기 1개 편대의 중동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대공 방어 자산을 강화한 것이다. 올 4월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첫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나섰을 때도 미군은 요격에 동참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니야 암살을 두고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니야 암살 다음 날인 1일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하니야의 죽음이 궁극적으로는 휴전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헛소리는 그만하라. 미국 대통령이 만만하냐”고 쏘아붙였다.

“이란, 수일 내 보복 감행”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현지에서 ‘정부 위의 정부’로 통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3일 “이스라엘이 단거리 발사체로 하니야를 암살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안가(安家)에서 하니야가 사망하며 굴욕을 입은 혁명수비대가 서방 언론에서 제기한 ‘모사드 침투’ ‘혁명수비대 포섭’ ‘원격 조종 폭탄 설치’ 등을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이란이 하니야 암살 배후가 이스라엘이라고 밝힌 이상 보복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액시오스는 “이란이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스카이뉴스아라비아 등 아랍권 언론은 유대교 명절 ‘티샤 베아브’ 기간(12, 13일)을 유력한 공격 시점으로 꼽았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레바논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철수를 권고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