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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로 그린 유튜버… 김선두 “낡은 걸로 새 얘기”

입력 | 2024-08-05 03:00:00

학고재서 17일까지 개인전



신작 ‘아름다운 시절―이말년’ 옆에 선 화가 김선두. 김선두가 유튜버 침착맨(이말년)에게 동양화를 알려주는 선생님으로 유튜브에 출연하면서 두 사람은 인연을 맺었다. 김선두는 “오랜 시간 촬영했는데 너무 즐거워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화가 김선두가 종이에 먹으로 그린 유튜버 침착맨(이말년)의 초상화를 개인전 ‘푸르른 날’에서 공개했다. 영화 ‘취화선’에 등장하는 장승업의 그림을 그린 것으로도 유명한 김선두는 화려한 색채와 다양한 구도를 활용해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그리는 방법을 고민하는 작가다. 전시가 개막한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에서 그는 “한국화의 중심이 되는 수묵과 붓을 제대로 탐구해야 한다”며 “낡은 방식으로 새롭게 이야기하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가 그린 침착맨 초상화는 ‘아름다운 시절’ 연작 중 하나다. 시인 김수영, 야구 선수 선동열 등 유명 인물의 얼굴을 작가가 그리고 그 아래 달력처럼 칸을 마련했다. 이 칸에는 초상화 주인공이 그날마다 소화한 일정을 적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정이 차오르며 흰 여백은 검은 얼룩이 된다.

침착맨의 초상화에서는 굿즈 미팅, 가래떡 먹방, 여권 발급, 지인 집들이 등 바쁜 일상을 볼 수 있다. 시인 곽효환의 초상도 있는데, 일정을 적었다가 전시에 나온다고 하니 곽 시인이 부끄럽다고 지웠다고 한다. 김선두는 “너무 깨끗이 지워서 아쉽다”며 웃었다.

이 밖에 종이(장지)에 물감을 여러 번 칠해 한국화 특유의 투명하고 짙은 색을 담은 작품들도 볼 수 있다. 가로 8m 대작 ‘싱그러운 폭죽’ ‘낮별’ 연작 등이다. 전시는 17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