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8000만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5일 이후 한 달 만이다.
5일 오전 10시 13분 빗썸 기준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9.1% 떨어진 7772만6000원이다.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 기준 해외 비트코인 가격도 전날 같은 시간보다 11.91% 하락한 5만331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한때 5만2900달러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5일 파산한 거래소 마운트곡스의 비트코인 상환 소식에 770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시장이 마운트곡스 발(發) 악재를 소화하면서 지난달 말 9700만원 선까지 가격을 다시 회복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된 데다,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비트코인에서도 자금이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유출 규모다. 2일(현지시간) 미 비트코인 현물 ETF는 2억3700만달러(약 3200억원) 규모 순유출을 기록했다. 들어온 자금보다 나간 자금이 훨씬 많았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기관 자금이 줄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친(親) 가상자산 대통령을 표방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도 하락하는 추세다. CBS와 여론조사 단체 유거브가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전국 단위 지지율은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을 오차범위(±2.1%) 내에서 앞섰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 연사로 올라서면서 다시 한 번 비트코인 가격이 반응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휘청이는 모습이다.
이날 하락 폭은 선물 시장에서 큰 금액이 청산되면서 더욱 커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 선에서 하루 만에 5만3000달러까지 추락하면서 이날 10시 8분 기준 24시간 동안 4억7000만달러가 넘는 규모의 선물 포지션이 청산됐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마일스 도이처(Miles Deutscher)는 X(구 트위터)를 통해 현재 가상자산 시장이 폭락세인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 감소 △경기 침체 우려 △주식 시장 조정세 △엔화 강세 △지정학적 긴장 △선물 포지션 청산 △마운트곡스 매도 우려 △신규 매수세 감소 △알트코인 분산 등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퍼펙트 스톰(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겹쳐 크고 큰 경제 위기로 발전하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