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3일 암살 시도 사건으로 지지층 결집 21일 바이든 사퇴로 승세 민주당으로 기울어 성차별·인종주의 발언에 외연 확장 실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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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미 대선 대진표가 결정됐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울었던 대선판은 해리스 부상과 트럼프의 ‘막말’로 전세가 역전되는 형국이다.
미국 CNN은 4일(현지시각) 트럼프 캠프가 미국 대선 역사상 유례없는 격동의 몇 주를 보냈다고 조명했다.
일찌감치 양당 대선 후보로 자리 잡았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꼬리표 아래 박빙의 지지율을 이어갔다.
암살 시도 사건은 트럼프의 승리를 확정 짓는 듯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오른쪽 귀에 총격을 받았고,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관중들을 향해 주먹을 힘껏 들어 올리며 “싸우자”라고 외쳤다.
공화당과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집했고, 직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려한 대관식을 치렀다. 그 사이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했고, 기부금 모금도 급감했다.
지난달 21일 판세는 뒤집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전격 사퇴,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부상하면서 민주당은 다시 결집하기 시작했다. 상하원 의원과 민주당 소속 주지자들은 일제히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고, 끊겼던 기부금도 쏟아졌다.
트럼프 캠프에는 악재만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이 과거 해리스 부통령을 “자식 없는 고양이 여성”이라고 비하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공격이 쏟아졌다.
주요 경합주를 잡기 위해 지지층 외연 확장이 필수적인 상황에 성·인종 차별 발언으로 여성과 유색 인종 유권자 표심 확보 노력이 물거품 되는 셈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캠프 여론조사원 존 맥러플린은 지난 2일 CNN에 “지금 선거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가 “이슈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여러분이 얘기하고 싶은 것과 우리가 하고 싶은 건 다르다”며 정책 대결에서 물러섰다는 점도 인정하는 듯 말했다.
트럼프와 마지막까지 경선을 벌인 니키 헤일리를 지지했던 공화당 의원들도 해리스 지지 선언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뚜렷한 공격 방향을 못 잡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일 유세에서 “난 해리스를 정의하고 싶지도 않다. 그는 그저 우리나라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측근들은 해리스를 정의하는 최선의 방법을 아직 못 정했다고 비공개적으로 인정했다.
트럼프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CNN에 “캠프가 안주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경선 전략이 부재하다고 우려했다. 다른 소식통도 “지상전도 미디어 작전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4일 발표된 미국 CBS 뉴스와 유거브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 단위 지지율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을 앞질렀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디시전데스크HQ가 집계한 99개 여론조사 평균에선 트럼프가 47.8%로 해리스(47%)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