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보당국이 내각 주요 인사를 위한 지하 벙커를 준비했다. 수도 한복판에서 동맹 세력의 지도자가 피살된 데 분노한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군사적 보복을 천명하면서다. 유사시 사용되는 내각용 지하 벙커가 가동된 건 약 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스라엘 영문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현지 히브리어 매체인 왈라뉴스는 4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가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전시내각 고위 지도부가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지하 벙커를 준비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2006년 준공된 지하 벙커는 동예루살렘 지하에 위치하며, 현존하는 다양한 무기 체계의 공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내부에 지휘·통제소를 구축해 텔아비브의 국방부 본부와도 직통으로 교신할 수 있어 일명 ‘국가관리 센터’라고 불린다.
그러나 최근 이란 및 이란 대력 세력과의 전면전 위험이 고조되자 약 6년 만에 가동을 재개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표적 공습해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고위 군사령관 푸아드 슈르크를 사살했다. 31일에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하던 도중 호텔 방에서 피살됐다.
이란은 하니예 피살을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보고 군사적 보복을 천명했다. 여기에 더해 사령관을 잃은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향한 전의를 더욱 불태우고 있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반군은 이스라엘로부터 호데이다항을 공습받은 지 보름 만인 이날 해상 상선 공격을 재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전시내각 회의에서 이란 공격에 철저한 대비와 함께 반격을 경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