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럴링크 제공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두 번째 환자 뇌에 ‘뇌 임플란트’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1월 첫 환자 이식에 이어 두 번째 성공이다. 회사는 연내 8명의 환자에게 추가로 뇌 임플란트를 이식할 예정이다.
4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2일 방송된 렉스 프리드먼의 팟캐스트에서 이 같은 소식을 알리며 “두 번째 임플란트는 잘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이식 환자는 다이빙 사고로 척수가 손상된 환자로, 정확한 수술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뉴럴링크가 개발한 뇌 임플란트 기술은 전극을 통해 뇌의 신호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뉴럴링크가 개발한 칩은 마치 해파리처럼 생겼다. 머리 역할을 하는 칩에는 다리에 해당하는 머리카락 두께의 얇은 실 64개가 달려있다.
이 실은 뇌에서 운동을 담당하는 운동피질에 삽입된다. 각각의 실 안에는 16개의 전극이 있어 총 1024개의 전극이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인식해 뉴럴링크 어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한다. 뉴럴링크의 어플리케이션은 이 신호를 분석해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거나 클릭을 하는 등의 동작으로 변환한다.
뉴럴링크는 올해 3월 아르보 씨가 아르보 씨가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과 온라인 체스를 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달 뒤인 5월 아르보 씨의 뇌에 삽입돼 있던 일부 실이 뽑히며 뇌의 신호를 읽을 수 있는 전극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는 이미 동물 실험을 통해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뇌의 신호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수정해 임플란트의 기능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전극의 10~15%만 작동하는 상황에서도 생각만으로 커서를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뇌 임플란트가) 사람들에게 초능력을 줄 수 있다”고 농담을 하며, 향후 사지 마비 환자뿐 아니라 뇌의 문제로 앞이 보이지 않는 일부 실명 환자들까지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가 뉴럴링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치료의 영역이 아닌 인간의 생물학적 지능과 인공지능(AI)의 결합이다. 앞서 머스크 CEO는 “(뉴럴링크의 목표는) 인간과 AI의 공생이며, 이는 종(species) 수준에서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회사는 연내 8명의 환자에게 뇌 임플란트 이식을 추가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2030년까지 2만여 건을 이식하는 것이 목표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