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인생을 가르쳐 줍니다.”
2024 파리 올림픽 난민팀 소속으로 첫 메달리스트가 된 신디 응감바(26·복싱)는 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복싱 75kg급 8강전에서 승리한 뒤 일간 르몽드에 이같이 말했다. 이날 프랑스의 다비나 미셸을 상대로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한 응감바는 동메달을 확정 지은 상태.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을 따로 진행하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도 동메달을 준다. 응감바는 8일 준결승전에 나선다.
응감바는 “사람들은 많은 문제와 장애물을 안고 살며 자신을 믿지 못하고, 지금이 세상의 끝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며 “내가 파리 올림픽에 나왔다는 사실이 (고난을 넘으면) 인생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응감바는 영국 입국 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영어도 모르는 채 학교를 다녀야 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고 체취가 심하게 난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체육 교사 두 명이 그를 보살피면서 권투의 길로 안내했다. 응감바는 어려웠던 과거를 떠올리며 “지금은 모두 지나간 일이고, 내가 파리에 있는 것이 많은 가르침을 준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전과 전쟁, 차별 등 불가피한 이유로 조국을 떠난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난민팀을 구성했다. 이번 올림픽에선 12개 종목에 37명이 참여한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영국복싱협회는 응감바를 영국 소속으로 올림픽에 출전시키려 정부에 시민권을 요청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그는 IOC 난민팀을 대표하는 첫 여성 권투 선수로 올림픽에 나왔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