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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파워’ 주먹 쥐고, 히틀러를 X먹이고[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입력 | 2024-08-07 17:00:00

올림픽의 아이코닉한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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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기가 거꾸로 게양되는 모습. 노란색 동그라미가 아래쪽에 와야 한다. 2024 파리올림픽 홈페이지



This event is like a microcosm of modern France, an utter shambles.”
(이번 행사는 현대 프랑스의 축소판 같다. 난장판이다)2024 파리올림픽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주최 측의 미숙한 대회 진행도 눈에 띕니다. 개회식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 ‘최후의 만찬’ 패러디가 비난을 산 데 이어 올림픽기가 거꾸로 걸리는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있었습니다. 선수단 입장 때 대한민국을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북한)로 호명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친환경 올림픽도 좋지만 음식이 부실하고 에어컨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내기 힘들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 영국 정치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영화를 누렸지만, 지금은 파업, 인종 갈등, 경제 침체, 정치 불안으로 뒤처진 프랑스의 축소판이 파리올림픽이라고 것입니다. ‘microcosm’(마이크로커즘)은 ‘micro’(축소)와 ‘cosmos’(우주)의 합성어로 ‘소우주’라는 뜻입니다. ‘shambles’(쉠블스)는 ‘slaughterhouse’(도살장)에서 유래해 ‘마구 어질러진 곳’을 말합니다. 뒤에 ‘s’가 붙어 복수형 같지만 단수형입니다.

프랑스와 경쟁 관계인 영국 정치인의 평가라서 지나치게 냉정한 경향은 있지만, 이번 올림픽이 뭔가 허술하게 진행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만큼 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는 행사입니다. 128년 역사의 올림픽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모아봤습니다.

1969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의 토미 스미스 선수(가운데)와 동메달의 존 카를로스 선수(오른쪽)가 시상대에서 침묵시위를 벌이는 모습. 위키피디아



If I win I am an American, not a black American. But if I did something bad then they would say ‘a Negro’”
(이기면 나는 흑인 미국인이 아닌 미국인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잘못하면 ‘검둥이’라고 불린다)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은 ‘Black Power Salute’(흑인 파워에 경의) 사건으로 유명합니다.
육상 200m 시상식이었습니다. 메달을 딴 두 명의 미국 흑인 선수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침묵시위를 벌였습니다. 금메달의 토미 스미스 선수와 동메달의 존 카를로스 선수는 미국 국가 ‘The Star-Spangled Banner’가 시작될 때 오른손과 왼손을 주먹 쥐고 번쩍 들어 올리더니 끝날 때까지 그런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등을 찍은 유명 사진작가 존 도미니스가 찍은 두 선수의 침묵시위 사진은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정치적인 이미지로 꼽힙니다.

새너제이 주립대 육상선수인 스미스와 카를로스는 교내 흑인 민권 운동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메달을 따면 시상식에서 흑인 인권 상황을 알리는 제스처를 취하기로 계획했습니다.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에 저항하는 의미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주먹 쥔 손을 들어 올리기로 한 것입니다. 금메달리스트 스미스 선수가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한 말입니다. 미국 사회의 이중성을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negro’라는 단어가 공공연히 쓰이던 시절이었습니다. 흑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We are black and we are proud of being black.”(우리는 흑인이고, 흑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두 선수의 돌출행동에 분노했습니다. 올림픽 정신을 위배했다는 것입니다. 곧바로 미국 대표단에 이들을 제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대표단이 거부하자 올림픽촌에서 추방했습니다. 메달 반납까지는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귀국 후 이들에게는 유치한 행동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두 선수의 행동이 인정받게 된 것은 40여 년 뒤였습니다. 2005년 모교 새너제이 주립대에 이들의 동상이 건립된 데 이어 2008년 역경을 딛고 신념을 지킨 사람에게 수여하는 아서 애쉬상을 수상했습니다. 2016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 초청해 올림픽 친선대사로 임명했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육상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제시 오언스가 거수경례하는 모습. 위키피디아



People whose antecedents came from the jungle were primitive, Their physiques were stronger than those of civilized whites and hence should be excluded from future games.”
(정글에서 온 조상을 둔 사람들은 미개하다. 그들의 체격은 문명화된 백인보다 강하고, 그런 점에서 앞으로 열릴 올림픽에서 제외돼야 한다)한국인들에게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손기정 선수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기억됩니다. 물론 그 사건도 유명하지만, 대다수 세계인에게는 두 명의 이름으로 기억됩니다. 아돌프 히틀러와 제시 오언스. 시상대 주변의 모든 백인이 ‘히틀러 만세’(Heil Hitler) 경례를 하는 가운데 금메달을 딴 미국 선수 오언스는 거수경례했습니다. 히틀러에게 경의를 표할 수 없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오언스는 100m, 200m, 멀리뛰기, 4×100m 계주에서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50여 년 뒤 칼 루이스가 LA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딸 때까지 이 기록은 깨지지 않았습니다. 오언스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을 지켜본 히틀러는 크게 실망했습니다. 독일 아리안족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이 올림픽의 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올림픽 현장에 있던 알버트 스피어 나치 군수 장관에 따르면 오언스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 히틀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뛰어난 자기합리화 능력입니다.

오언스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귀국 후 현실은 차가웠습니다. 인종차별이 심한 시절이었습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오언스에게 승리 축전을 보내지 않고 백악관에 초청도 하지 않았습니다. 뉴욕 호텔에서 열린 환영식에 오언스는 백인들이 타는 손님용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했습니다. 후원자가 없어 말과 경주를 벌여 돈을 벌었습니다. “People say it was degrading for an Olympic champion to run against a horse, but what was I supposed to do? I had four gold medals, but you can’t eat four gold medals.”(사람들은 올림픽 챔피언이 말과 경주를 벌이는 것을 치욕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뭐를 할 수 있겠는가. 4개의 금메달을 땄지만 금메달을 먹을 수는 없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 승마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덴마크의 리즈 하텔 선수(오른쪽에서 두 번째). 위키피디아



The hardest thing was to stand on the podium.”
(가장 어려운 일은 시상대에 서는 것이었다)1952년 헬싱키 올림픽 승마 마장마술(dressage) 시상식에서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금메달 선수가 은메달 선수를 말에서 내려 시상대까지 안고 간 것입니다. 관객들은 놀랐습니다. 그때까지 은메달 선수가 장애가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은메달 선수는 소아마비에도 불구하고 비장애인보다 뛰어난 승마 기술로 은메달을 획득한 것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여성이라는 것입니다. 군대 스포츠로 출발한 승마는 군인 남성만 출전 자격이 있다가 1952년 헬싱키 올림픽부터 민간인과 여성도 출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신 남자부 여자부로 나누지 않고 한 경기에서 남녀가 동등하게 겨룹니다. 장애와 여성이라는 ‘더블 핸디캡’을 딛고 은메달을 딴 주인공은 당시 31세의 두 아이의 엄마인 덴마크의 리즈 하텔 선수. 원래 승마선수였는데 23세 때 소아마비에 걸려 영영 걷지 못할 것이라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다시 기는 연습부터 시작했습니다. 남편과 어머니가 앞에서 하얀 수건을 흔들면 그 지점까지 이를 악물고 기는 연습을 수천 번 했습니다. 다리에 약간 감각이 돌아왔습니다. 발병 3년 만에 승마 선수로 재기했습니다. 마장마술은 말과 기수가 일심동체가 돼서 다양한 예술적 동작을 선보이는 종목입니다. 기수는 발로 안장을 조정해 말에게 지시를 내립니다. 무릎 아래가 마비돼 안장을 다룰 수 없던 하텔 선수는 대신 허리와 엉덩이에 압력을 줘서 말에게 신호를 보내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은메달 소감입니다. 고난도 승마 기술을 구사하는 것은 힘들지 않은데 정작 시상대에 서 있기는 힘들다는 농담입니다. 그리스어로 발(foot)을 의미하는 ‘pod’에서 유래한 ‘podium’(포디엄)은 발을 놓는 단, 올림픽에서는 시상대를 말합니다. 하텔에게 붙여진 별명은 ‘신의 다리를 가진 여자’(the Lady with Legs of God). 또 다른 업적은 유럽에서 처음으로 치료승마 전문센터를 개원한 것입니다. 승마가 다양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재활에 쓰일 수 있도록 연구하고 알리는 데 평생을 바쳤습니다.


명언의 품격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전광판에 1점(1.00) 점수를 보는 루마니아 체조선수 나디아 코마네치. 위키피디아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이 열리기 전 스위스 시계회사 오메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체조 점수판 교체를 의논했습니다. 오메가는 1932년부터 올림픽 점수판 전산 처리를 담당해왔습니다. 9.50식으로 3자리 숫자가 나오는 점수판을 10.00점이 나올 것에 대비해 4자리로 교체하자고 오메가는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IOC의 대답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 체조에서 10점이 나올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체조에서 10점 만점을 받은 선수를 한 명도 없었습니다. “I was told, ‘a 10.00 is not possible.’”(‘10점은 불가능하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런데 불가능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루마니아의 14세 소녀 체조선수 나디아 코마네치가 처음 출전한 이단평행봉에서 신기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이며 10점 만점을 받은 것입니다. 심판 중 한 명이 오메가 담당자에게 달려와 “긴급사태”라며 “10.00을 표시할 방법을 알려달라”라고 했습니다. 오메가 담당자는 “‘1.00’이나 ‘.100’으로 표시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전광판에 나온 점수입니다.


1.00.”
(1점)올림픽 사상 가장 유명한 ‘1점’입니다. 코마네치는 이 점수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9.9점 정도를 예상했는데 터무니없게 낮은 점수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곧바로 열리는 평균대 경기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I didn’t understand it but I was like, whatever it is, it’s something wrong so I am just going to concentrate on my next event.”(점수를 이해하지 못했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관객들도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 주최 측이 “전광판의 한계 때문이며 실은 10점 만점”이라고 설명하자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졌습니다. 코마네치는 평균대 연기를 하던 중에 자신이 올림픽 역사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코마네치는 총 7번의 10점을 기록했습니다.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땄습니다. 코마네치 별명은 ‘The Perfect Ten.’(10점 만점)

한국인들에게 만점은 100점이지만 미국은 10점입니다. 미국인들이 점수를 매길 때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On a scale of one to ten, how would you rate it?”(1점부터 10점까지 범위에서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줄래?). ‘on a scale of 1 to 100’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실전 보케 360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케네디센터 공로상 수상자인 배우 조지 클루니와 악수하는 모습. 백악관 홈페이지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쉬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를 결정했습니다. 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압력이 높았습니다. 그중 한 명은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 그의 뉴욕타임스 기고가 사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고문에서 클루니는 얼마 전 바이든 대통령을 위한 선거 모금 행사를 주최했을 때 그의 정신 상태가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인지력에 문제가 있다고 공개한 것입니다. 언론이 전한 뒷얘기에 따르면 클루니는 기고문의 파급력을 염려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먼저 보여줬다고 합니다. 클루니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오바마 대통령과 더 친한 사이입니다. 언론 보도 내용입니다.


Before George Clooney published his NYT op-ed, he reached out to former President Barack Obama to give him a heads-up.”
(조지 클루니는 뉴욕타임스에 기고문을 발표하기 전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 의견을 구했다) ‘heads-up’이 무슨 뜻일까요. ‘heads’는 ‘머리,’ ‘up’은 ‘위쪽’입니다. 머리 위쪽? 머리를 들다? 18세기 군대 용어에서 출발했습니다. 군인들이 고개를 들고 전투 상황을 살핀다는 뜻입니다. ‘상황 파악’ ‘사전 통보’라는 뜻입니다. 집에 중요한 손님이 오기로 했을 때 준비하려면 먼저 알아야 합니다. “Give me a heads up when they will come.”(그들이 언제 올지 내게 미리 알려줘)

비즈니스 영어에서 ‘의견’(opinion), ‘알림’(notice)이라는 뜻으로도 많이 씁니다. 팀장이 팀원들에게 알림을 보낼 때 ‘Notice’(알림)라고 하지 않고 ‘Heads Up’이라고 시작하면 부드럽습니다. ‘다음에 나오는 내용 주목’이라는 뜻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루니에게 아무런 의견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암묵적 동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측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클루니의 기고를 막지 않을 것을 배신으로 여기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22년 2월 14일 소개된 베이징 올림픽에 관한 내용입니다. 미국은 2024 파리올림픽에 592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습니다. 가장 큰 규모입니다. 2년 전 베이징 겨울올림픽 때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중국과 갈등관계인 미국은 끝까지 선수단 파견을 고민했습니다. 인권 탄압을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했습니다. 선수단만 보내고 정치인들은 파견하지 않는 것입니다.

▶2022년 2월 14일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213/111763115/1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반대 시위. 위키피디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불거진 중국의 편파 판정과 ‘한복 논란’ 때문에 한국에서 반중(反中) 감정이 뜨겁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 보이콧을 택한 미국도 이번 올림픽에 대한 반감이 누구보다 강합니다. 미국에서 나오는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American athletes should bite their tongue before criticizing human rights violations in China.”
(중국 인권 문제를 비판하기 전에 다시 한번 입조심)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미국 선수단에 당부한 말입니다. 선수들이 현지에서 인권 탄압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신변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 중국 인권 문제를 강하게 비판해온 펠로시 의장이 자제를 당부할 정도니 이번 올림픽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대치가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꾹 참아야 할 때 ‘bite the tongue’(혀를 깨물다)이라고 합니다.


FBI warns Team USA to use burner phones at the Olympics.”
(미국 선수단은 올림픽에서 버너폰을 사용해달라)미연방수사국(FBI)이 홈페이지에 올린 경고문입니다. 개인 휴대전화를 가져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이버 공격 가능성 때문에 ‘버너폰’(burner phone)을 가져갈 것을 권고했습니다. 미국 수사 드라마를 보면 “It’s a burner!”라는 대사가 종종 나옵니다. 범죄용 대포폰을 가리킵니다. 버너폰은 대포폰을 포함해 임시 휴대전화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유심칩을 한 번 쓰고 태워 버린다(burn)는 의미에서 출발했습니다.


That speaks volumes to the ability of sport to be a force for unity.”
(스포츠가 화합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미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중국 대표로 출전한 여자 스키 선수 아일린 구는 금메달을 딴 뒤 기자회견에서 국적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두루뭉술하게 답했습니다. ‘speak volumes’(볼륨을 말하다)’는 ‘시사하다’ ‘증거가 되다’라는 뜻입니다. 중국 정부의 ‘코치’를 받은 듯한 교묘한 동문서답에 그렇지 않아도 그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미국에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