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 분석 中 재고율, 지난해 말 1.68%에서 4.67%로↑ 기술 격차도 급격히 축소…“5년내 따라잡혀”
중국 완제품 재고율 추이. 출처: 중국 국가통계국
석유화학 A사는 최근 3년 중국 경쟁사들과의 출혈경쟁 탓에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A사는 “중국산 제품 가격이 우리의 70%에 불과해 최소 마진율 수준으로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원유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데 오래 버티기 힘들 것 같다”고 호소했다.
배터리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B사는 제품을 미국에 수출해야 하는데 중국산 저가 공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B사는 “관세, 품질 등 문제로 중국산 원자재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 가격 경쟁력이 뒤처지는 문제가 생긴다”며 “경쟁사들은 값싼 중국산 원자재를 앞세워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재고 증가세가 올해 다시 거세지기 시작하며 저가 밀어내기 공세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석유화학, 배터리뿐만 아니라 섬유·의류, 화장품, 철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대한상의가 전국 제조업 222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27.6%가 중국저가공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42.1%는 현재 영향이 없으나 향후 피해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30.3%는 영향 적거나 없다고 전망했다.
각 업종별로 피해가 크다고 답변한 비중은 배터리가 61.5%로 가장 컸다. 섬유·의류가 46.4%, 화장품이 40.6%, 철강금속이 35.2%였다. 주요 피해(복수응답)는 ‘판매단가 하락’(52.4%)과 ‘내수시장 거래 감소’(46.2%)였다.
중국은 이제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력도 빠르게 성장하며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응답 기업의 73.3%가 5년 내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기술에서 추월당할 것이라고 답했다. 가장 많은 39.5%가 '4~5년 이내'라고 답변했고 이어 2~3년 이내가 28.7%, 1년 이내가 5.1%였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우리기업이 해외수입품에 대해 신청한 반덤핑 제소 건수가 통상 연간 5~8건인데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6건이 신청됐다”며 “글로벌 통상 분쟁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정부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