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딴 유도 대표팀 허미미(경북체육회)가 6일 오전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마련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추모기적비를 찾아 참배를 앞두고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4.8.6/뉴스1
“할아버지, 메달 따 왔어요. 다음에는 금메달 따 오겠습니다.”
6일 오전 10시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에 있는 독립운동가 허석 지사(1857~1920)의 순국 기적비(紀蹟碑) 앞. 파리올림픽 은메달과 동메달을 양손에 쥔 한국 여자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21)가 밝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딴 유도 대표팀 허미미(경북체육회)가 6일 오전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마련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추모기적비를 찾아 메달을 바치고 있다. 2024.8.6/뉴스1
허미미는 이날 오전 10시경 김진열 군위군수, 김점두 경북체육회장 등의 환영을 받으며 현장에 도착했다. 올림픽 단체복 차림을 한 허미미는 특유의 밝은 웃음을 지으며 참석자들의 기념 촬영 요청을 일일이 받아주기도 했다. 허미미는 이후 참석자들과 함께 허석 지사의 순국 기적비를 참배하고 파리 올림픽에서 따온 은메달과 동메달을 현조 할아버지 앞에 내려놨다. 참배를 마친 허미미는 “제일 먼저 여기에 와서 (현조 할아버지께) 메달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열심히 했는데 아쉽게 은메달이어서, 그래도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
6일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의 독립운동가이자 현조 할아버지인 허석 지사 순국기적비를 찾은 한국 여자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22)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따온 메달을 들어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경북도 제공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다. 중학교 때부터 전국구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며 일본 유도의 최대 유망주로 꼽혔던 허미미는 2021년 돌연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건너온 허미미는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 지사의 5대손임을 알게 됐다. 2022년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단 허미미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7㎏급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한국 유도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