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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무기도입 프레임워크, 전력화 등 지원책 부재”

입력 | 2024-08-06 15:22:00


한국 방위 체계 증강을 목표로 인공지능(AI), 드론 등 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무기를 신속하게 도입하는 정책이 수정·보완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운영 중인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주도의 ‘신속소요’ 정책은 민간 기업 참여가 부진하고 군 전력화, 사업화 등의 후속 조치를 위한 지원이 미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아DB



6일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작성한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따른 한국형 무기획득 프레임워크 정립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무기체계의 도입을 이전보다 빨리 추진하기 위해 ‘신속소요’를 도입했다. 신속소요는 기존 무기의 성능 향상이나 새로운 무기 도입을 위해 개념 연구부터 시제품 개발, 시험평가, 전력화까지를 5년 이내에 추진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이다. 기존 도입 정책이 완성까지 10~20년이 걸린 것과 달리 연구개발, 평가, 전력화 단계 등을 통합해 보다 빨리 무기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신속소요 제도는 타당성을 인정받아 만들어 낼 수 있는 무기의 수가 ‘최소전술제대’로 한정돼 있다. 예를 들어 전차 성능개량사업을 신속소요로 추진하게 되면 전차 부대의 전술제대 물량인 10~30여 대만 생산할 수 있다. 보고서는 워낙 소량의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기업입장에선 비용이 많이 들어 참여 유인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또 신속소요 사업으로 무기 도입의 타당성을 인정받아도 군전력화, 양산화를 위한 지원 체계가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신속소요는 시제품 개발만을 포함하고 있어 양산 및 전력화를 위한 후속조치가 없다”라며 “반면 신속소요 제도가 벤치마킹한 미국의 신속획득 제도의 경우 군 전력화, 양산 등의 후속 절차까지 지원하고 있다”라고 했다.

신속소요와 별개로 방위사업청이 202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속획득시범사업도 전력화로 이어지기 힘든 상황이다. 신속획득시범사업은 방사청 자체 사업으로 군과 연계돼 있지 않다. 따라서 시범사업으로 무기 도입 타당성을 인정받아도 군으로부터 별도의 승인이 필요해 실제 도입까지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첨단무기 안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와 AI에 대한 별도의 도입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담겼다. 최근 첨단무기의 경우 물리적인 성능개량과 별도로 이를 운용할 소프트웨어의 주기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는 소프트웨어 향상을 위해선 무기의 물리적 성능개량과 함께 진행돼야 해 속도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AI의 국방 분야 적용을 위해 AI 획득사업을 별도로 만들고 법령과 예산, 조직을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원준 산업연구원 기계·방위산업실 연구위원은 “글로벌 안보 환경 급변에 따른 한국형 전력증강 프로세스 정립을 위해 신속한 양산·전력화 사업의 후속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