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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보다 빛난 ‘배지’…허빙자오의 스포츠맨십

입력 | 2024-08-06 15:34:00

ⓒ뉴시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셔틀콕 천재’ 안세영(22·세계랭킹 1위)에게 패한 허빙자오(27·중국·9위)가 스페인 국기 배지를 쥐고 시상대에 올랐다. 이 배지는 준결승에서 무릎 부상으로 기권한 카롤리나 마린(31·스페인·4위)을 위한 것이다. 외신은 허빙자오의 스포츠맨십을 평가했다.

허빙자오는 5일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베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에게 0-2(13-21, 16-21)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빙자오는 시상대에서 은메달과 함께 스페인 국기 배지를 쥐어 보였다. 다른 선수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면서도 배지를 놓지 않았다. 배지가 사진에 잘 담기는 지 확인하려는 듯 고개를 숙여 배지를 바라보기도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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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허빙자오가 준결승 상대인 마린에게 경의를 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허빙자오는 4일 준결승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금메달리스트인 마린의 무릎 부상으로 기권승을 거둬 결승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마린은 1게임을 따낸 뒤 2게임에서도 10-8로 앞서고 있었지만,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허빙자오는 코트에 엎드려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오열하는 마린에게 다가갔고, 마음을 추스른 마린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절뚝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마린을 뒤따라 걷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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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빙자오는 스페인 국기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오른 것과 관련해 “어제(4일) 준결승 상대가 불행히도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라며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스페인 국기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선) 제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며 “저는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