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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연 대법관 “다양한 가치관·시대 변화 포용하며 균형 잡을 것”

입력 | 2024-08-06 16:53:00

윤석열 대통령, 6일 대법관 임명안 재가
이숙연 "사법부, 거대한 함선 평형수 역할"
대법관 공백 해소…전원합의체 다시 가동



ⓒ뉴시스


이숙연 대법관은 6일 “대법관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면서도 다양한 가치관과 시대의 변화를 포용하며 균형을 잡는 평형수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법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사법부의 역할은 거대한 함선의 평형수와도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법관은 “제가 몸소 느낀 사회적 약자의 경험을 늘 잊지 않고, 재판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굳건한 신뢰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 된다는 점을 되새기며, 초심을 잃지 않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존엄성과 기본권을 보호하고 법 앞의 평등과 법치주의를 구현하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법관은 “최초의 이공계 출신 대법관으로서 최고 법원의 판결 속에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에 걸맞는 규범들을 녹여내고, 디지털시대에 부합하는 적법 절차 원칙을 구현하며, 지식재산권 보호에 힘쓰겠다”며 “미래사회 분쟁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고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과실을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쏟아 붓겠다”고 전했다.

이 대법관은 “아울러 인공지능 사법서비스 구현을 앞당겨, 신속하고 충실하며 공정한 재판을 통해 사법부 본연의 기능을 더욱 원활히 하고, 국민의 사법접근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저의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법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자녀의 ‘아빠 찬스’ 논란을 거듭 사과했다. 그는 “인사 청문 과정에서 저와 가족의 신변문제로 심려를 끼쳐 드려 너무나 송구스럽다”며 “재판 업무 뿐만 아니라 신변 문제에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겸허하고 엄격한 자세로 임하라는 주권자의 질책과 당부를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이 대법관과 노경필·박영재 대법관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냈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노경필·박영재 대법관 임명동의안은 통과시켰으나, 이 대법관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은 보류했다.

이 대법관의 인사 청문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이유는 딸 조모(26)씨가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 산 비상장 주식을 다시 아버지에게 팔아 6년 만에 수억원에 이르는 시세차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지며 ‘아빠 찬스’ 논란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대법관은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배우자와 딸이 보유한 37억원 상당의 비상장주식을 모두 기부했다. 국회는 지난 5일 본회의에서 재석 271명 중 찬성 206명, 반대 58명, 기권 7명으로 임명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전자결재로 이 대법관을 임명했다.

이 대법관의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며 대법관 공백 문제가 해소됨에 따라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다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