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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장애인 탁구 한 팔로 도전… 경기 졌지만 인생 승리

입력 | 2024-08-07 03:00:00

[2024 파리올림픽]
브라질 알레샨드리에 박수갈채
패럴림픽 넘어 올림픽 무대 누벼
“팔 하나로 가능, 보여주고 싶었다”



브라질 탁구 대표 브루나 알레샨드리(왼쪽)가 6일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에서 한국의 신유빈-전지희 조를 상대로 서브를 넣고 있다. 왼팔만 있는 알레샨드리는 라켓 위에 공을 놓고 띄운 뒤 서브를 넣는다. 파리=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에서는 보통 ‘삐약이’ 신유빈(20)이 가장 큰 박수를 받게 마련이다. 하지만 6일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 경기에서는 브루나 알레샨드리(29·브라질)가 더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이 브라질을 3승 1패로 꺾었는데도 그랬다.

올해 2월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도 참가했던 알레샨드리는 팔은 하나지만 단식 세계랭킹은 두 개인 선수다. 신유빈이 7위인 국제탁구연맹(ITTF) 여자 단식 랭킹은 182위다. 그리고 입식(standing) 등급 장애인 여자 단식 랭킹은 6위다. 알레샨드리는 자국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때는 이 등급 동메달, 5년 후 도쿄 대회 때는 은메달을 따낸 장애인 탁구 강자다.

지울리아 다카하시(19)와 짝을 이뤄 신유빈-전지희(32) 조를 상대한 이날 첫 번째 복식이 알레샨드리의 올림픽 데뷔전이었다. 알레샨드리는 이 경기에 나서면서 브라질 역사상 처음으로 패럴림픽과 올림픽에 모두 출전한 선수가 됐다. 전 세계 탁구 선수 가운데는 나탈리아 파르티카(35·폴란드)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알레샨드리는 첫 번째 복식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어 네 번째 단식에도 나섰지만 이은혜(29)에게 역시 0-3 패배를 당했다. 두 경기 만에 개인 첫 올림픽 무대를 마친 것. 알레샨드리는 “팔이나 다리가 한쪽에만 있는 사람에게도 모든 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이제 (29일 개막하는) 파리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알레샨드리가 파리 패럴림픽 무대를 밟으면 역사상 6번째로 같은 해에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나란히 출전한 선수가 된다.

알레샨드리는 생후 6개월 만에 백신 후유증으로 오른쪽 어깨를 절단했다. 그래서 자연스레 왼손잡이로 자랐다. 왼손잡이 탁구 선수는 서브 때 보통 오른손으로 공을 띄운다. 알레샨드리는 라켓 위에 공을 올려놓고 띄우는 방식이다. 서브 스타일이 다르다고 탁구 실력까지 떨어지는 건 아니다. 역대 올림픽 랭킹 2위인 한국에서도 알레샨드리보다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는 13명뿐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