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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술 거장들 서울로… 9월 갤러리 더 뜨거워진다

입력 | 2024-08-07 03:00:00

내달 4∼7일 ‘프리즈 서울’ 전후로… 주요 미술관 올해 야심작 전시 선보여
송은, 佛케링그룹 소장품 13년만에 소개
마크 로스코-이우환 2인전도 눈길
호암미술관, 첫 현대미술가 개인전





마크 로스코의 1951년 작품 ‘No. 16 [?] {Green, White, Yellow on Yellow}’. 로스코의 아들 크리스토퍼가 소장하고 있던 작품이다. 페이스갤러리 제공

‘폭풍 전야.’

한여름 더위를 피해 쉬어가는 휴가철이지만 미술계는 9월을 앞두고 조금씩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프리즈 서울 아트페어 기간(9월 4∼7일)을 전후로 국내외 미술인들이 서울로 몰려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프리즈 서울은 올해로 3회차에 불과하지만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한 해 가장 신경 써서 만든 전시를 9월에 개막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마크 로스코 같은 20세기 거장, 프랑수아앙리 피노 케링 창업자의 소장품부터 핫한 동시대 미술가 개인전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를 정리했다.

● 국내에서 보기 힘든 걸작들

여성을 비롯한 약자가 겪는 폭력을 표현해 주목받은 미리암 칸의 작품 ‘나무 생명체(Baumwesen)’. 부르스 드 코메르스 개관전에도 전시됐다. 조슬린 울프 제공

9월 4일 송은에서 개막하는 ‘소장품의 초상: 피노 컬렉션 선별작’ 전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해외 유명 미술가들의 작품이 한 번에 소개돼 기대된다. 마를렌 뒤마(남아공)처럼 유명 미술관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작가부터 피터 도이그(영국), 미리암 칸(스위스), 얀보(베트남) 등 흥미로운 예술 세계를 가진 작가들의 회화, 설치, 드로잉,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60여 점을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프랑스 재벌인 피노 케링 창업자의 소장품을 한국에 13년 만에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피노 창업자의 소장품은 2021년 프랑스 파리 옛 상업거래소를 안도 다다오가 미술관으로 새롭게 단장한 ‘부르스 드 코메르스’에서도 전시되고 있다. 이 미술관의 개관전 ‘우베르튀르’에 소개됐던 작품 일부도 한국을 찾는다.

또한 20세기 미국 미술 거장인 마크 로스코는 한국 작가 이우환과 함께 페이스갤러리 서울에서 2인전을 연다. 4일 개막하는 ‘조응: 이우환과 마크 로스코’전은 갤러리 2, 3층 공간에서 열린다. 2018∼2023년 제작한 이우환의 회화와 1950∼1960년대 로스코의 대표적 색면 추상이 각 층에서 전시된다. 이우환이 로스코의 유족과 협업해 직접 전시를 큐레이팅해 눈길을 끈다.

● 국제 미술계 뜨는 작가들

고미술을 주로 전시해 온 호암미술관에서는 처음으로 현대미술가의 개인전이 9월 3일부터 열린다. 스위스 출신 미술가로 미술 시장에서 사랑받는 니콜라스 파티가 회화, 조각 등을 고미술 소장품과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파티는 특히 감각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정물, 풍경 등 파스텔화로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 파스텔을 이용해 미술관 내부 벽면에 대형 벽화를 공개할 예정이다. 작가가 이미 한국에 와서 한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글로벌 메가 갤러리인 가고시안(거고지언)도 한국에서 처음으로 전시를 연다. 3일 개막하는 데릭 애덤스 개인전 ‘더 스트립’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캐비닛에서 개최된다. 애덤스는 강렬한 색채가 인상적인 ‘수영장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로, 전시장 규모는 작지만 새로운 연작을 이번 전시에서 발표한다. 신작은 전 세계 화장품 매장의 쇼윈도 디스플레이에서 영감을 얻었다.

홍이현숙의 2020년 영상 작품 ‘석광사 근방’.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영국의 대표적 현대미술관인 테이트모던 터빈 홀에서 선보인 해파리 모양 드론 작품처럼 생물학과 기술을 융합하는 실험적 작품으로 주목받는 한국계 미국 작가 아니카 이는 리움미술관 M2에서 5일부터 개인전을 연다. 작가의 아시아 첫 미술관 전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박수근 미술상 수상자인 홍이현숙, 인도네시아 작가 아라마이아니 등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활동하는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을 몸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을 3일부터 연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