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사태] 큐텐 계열사 ‘숍인숍’ 형태 입점 11번가 “판매자 정보달라” 공문 큐텐측 “계약 위반” 반박 공문
큐텐그룹의 미정산 사태가 국내 이커머스 간 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5일 밤 인터파크커머스 측에 공문을 보내 정산 대금 10억 원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11번가는 공문에서 “11번가가 인터파크커머스에 정산 대금을 지급해야 함은 당연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인터파크커머스와 모기업(큐텐)에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실제 상품 및 서비스 판매자들에게 직접 정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에 입점한) AK몰에서도 정산 대금 지연이 발생하고 있어 (인터파크커머스를 통하지 않고) 직접 판매자들에게 정산 대금을 지급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AK몰이 판매자 정보 제공에 동의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인터파크커머스에서 운영하는 AK몰은 11번가에 ‘숍인숍’(매장 속 매장) 형태로 입점해 있다. 11번가에서 고객이 AK몰 상품을 구매하면 11번가가 AK몰에 이를 전송하고 AK몰에 입점한 판매자가 상품을 배송해줬다. 11번가가 거래 대금을 AK몰에 보내고, AK몰이 판매자에게 주는 형태다.
인터파크커머스 측에서는 11번가가 티몬·위메프에서 받지 못한 거래 대금 때문에 이러한 공문을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11번가 측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받지 못한 기프티콘 판매 대금이 있으나 이번 일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가 티몬과 위메프에서 받지 못한 정산 금액은 약 60억 원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커머스 업체 간 힘겨루기가 소상공인 피해만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수많은 판매자가 정산 대금 지급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거래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피해를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