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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남편과 결혼 2년 만에 아이를 낳은 A 씨는 어느 날 잠을 자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눈을 떴다가 깜짝 놀랐다. 남편이 침대맡에 서서 A 씨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편은 이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남편은 몽유병을 앓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고, 남편의 증상은 점점 악화됐다. 그는 밤마다 집안을 돌아다녔고 급기야 A 씨에게 손찌검도 했다고 한다.
결국 A 씨 부부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별거 했고 이듬해 남편과 협의 이혼을 했다. 아이는 A 씨가 홀로 키웠다.
A 씨는 “문득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고민 끝에 2000년부터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인 2012년 11월까지 혼자 키우면서 썼던 양육비를 달라고 법원을 통해 청구했다”며 “너무 늦게 요구한 게 아닐까 걱정된다. 양육비를 받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손은채 변호사는 “이혼한 부부끼리 양육비를 어떻게 분담할 건지 정하지 않았어도 나중에 과거 양육비까지 청구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혼한 시기가) 24년 전이라 양육비 액수를 정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동안 상대방이 단 1원도 양육비를 부담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현행 양육비 산정 기준표에 따르면 양육비 최저 금액은 월 30만~40만 원이고, 12년 치를 계산하면 약 4000만~5000만 원 정도다. 상대방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해 감액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씨의 자녀는 2012년 11월 만 20세가 됐다고 했기 때문에 2022년 11월 생일 전까지 과거 양육비를 청구했어야 한다. 올해는 소멸시효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상대방이 이를 근거로 주장한다면 과거 양육비 청구는 기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