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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조선 돌아가라’ 한 건 혐오발언 맞다”

입력 | 2024-08-08 03:00:00

작년 간토 조선인 추도식 혐한 시위
1년만에 日극우 ‘헤이트 스피치’ 인정





일본 극우 단체가 지난해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에서 재일교포 참석자를 향해 ‘조선으로 돌아가라’고 발언한 것은 ‘혐오 발언’이라는 도쿄도의 판단이 나왔다. 문제 발언이 나온 지 약 1년 만이다.

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도는 지난해 9월 1일 도쿄 스미다구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100주기 추도식’ 도중 참석자들을 향해 “조선으로 돌아가라”, “너희는 쓰레기” 등의 발언을 한 극우 단체 ‘일본여성회 소요카제(산들바람)’ 시위대의 발언은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에 해당한다”고 공표했다. 도쿄도는 2019년 4월부터 헤이트 스피치를 제재하기 위한 조례를 시행 중이다.

이 단체는 당시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 마련된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앞에서 추도식 진행을 방해하며 ‘추도비 철거’ 등을 요구하는 반대 집회를 열었다. 도쿄도에 혐오 발언 판단을 요구한 추도식 참석자는 아사히에 “(집회) 현장에는 재일 한국인·조선인도 있었다. 차별 대상자에게 직접 터뜨린 헤이트 스피치”라고 말했다.

도쿄도 인권부는 소요카제 측의 발언이 도 인권존중조례에 어긋나는 혐오 표현이라고 봤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회는 이것이 “부당한 차별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이 같은 판단은 2일 인권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도쿄도는 중앙 법무성 산하 도쿄 법무국에 온라인에 게시된 관련 동영상을 삭제하라는 요청도 했다.

소요카제는 앞서 2019년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에서도 반대 집회를 열고 “뻔뻔한 조선인들에게 (일본인) 가족이 살해됐다” 등의 혐한 발언을 했다. 당시에도 도쿄도는 이 발언을 ‘혐오 발언’이라고 공식 인정한 바 있다. 이 단체는 도의 판단에 관한 입장 표명을 거부하며 “기존과 동일하게 노 코멘트”라고 아사히에 전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