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묶인 대학등록금] 등록금 인상했던 대학들 효과 들여다보니
16년째 등록금 동결로 각 대학이 재정상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지만, 등록금 인상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꾀한 일부 대학들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대학은 “등록금 인상분을 교육 환경 개선에 사용해 학생 만족도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대는 2009년 이후 14년 만인 지난해 등록금을 3.95% 인상했다. 대학 측은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며 학생들에게 “다른 데 1원도 쓰지 않고 교육 환경 개선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결과 학생 5명, 교직원 5명, 외부 위원 1명 등 총 11명으로 꾸려진 등록금심의위원회가 만장일치로 등록금 인상안을 의결했다.
대학 측은 약속대로 등록금 인상분 수익 50억 원의 사용처를 놓고 총학생회에 ‘우선순위 희망 목록’을 받았다. 학생들이 1순위로 요구한 건 화장실 수리였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오래된 변기 교체 등 교내 화장실 전반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공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학 측은 영상 화질이 떨어지는 강의실 빔프로젝터와 학생회관의 냉난방기를 교체했고, 2만여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개인사물함도 새로 들였다. 이 총장은 “학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며 “2학기에도 학생들의 의견 중심으로 필요한 부분을 개선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이주현 동의대 총학생회장(25)은 “등록금 인상 후 장학금 증액은 물론이고 학생들의 해외봉사, 국토대장정 등의 활동에 대한 학교 지원금이 늘었다. 개인 부담금이 많게는 절반가량 줄었다”며 “등록금심의위원회에 학생위원으로 참여했는데 학교가 마지막 남은 부지를 매각할 정도로 재정 상태가 어려웠다. 등록금 인상 필요성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올 1학기 등록금을 법정 인상 상한인 5.64% 올린 경성대 역시 등록금 인상분으로 오래된 학과 기자재와 강의실 칠판 등을 교체하고 노후 건물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