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2024] 金 딴 호주 트루 “즐겁게 타면 그만”… 우승 눈물 없고 발 동동 환호 가득 출전자 88명 중 41명이 10대 선수… 11세 소녀도 흥겹게 경기장 누벼
10대들이 파리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종목을 휩쓸고 있다. 6일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 경기장에서 열린 스케이트보드 여자 파크 결승전에서 호주의 아리사 트루(14·위쪽 사진)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트루는 이 종목 우승으로 이번 대회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아래쪽은 은메달을 딴 일본의 히라키 고코나(16). 파리=AP 뉴시스
호주 대표 아리사 트루(14)는 6일 파리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여자 파크 종목 결선을 1위로 마쳤다. 그러면서 이번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금메달 확정 순간 발을 동동 구르며 기뻐한 트루는 “너무 신난다. 친구들과 스케이트를 즐겁게 타며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웃었다. 트루뿐 아니라 이 종목 은메달을 따낸 히라키 고코나(16·일본)와 동메달리스트 스카이 브라운(16·영국)도 10대다.
이날까지 파리 올림픽 시상식은 총 203번 열렸는데 시상대에 10대만 오른 건 이 종목이 두 번째였다. 첫 번째 기록을 남긴 것도 스케이트보드 여자 스트리트 종목이었다. 이 종목에서는 요시자와 고코(15·일본)가 금, 아카마 리즈(15·일본)가 은, 하이사 레아우(16·브라질)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올림픽 메달리스트 평균 나이가 가장 어린 종목도 금메달 총 4개 걸려 있는 스케이트보드다. 이날까지 이번 대회 스케이트보드에서 메달을 따낸 9명은 평균 18.9세밖에 되지 않는다. 이 부문 2위인 마라톤 수영(23.2세)과 비교해도 네 살 이상 차이가 난다. 스케이트보드 참가자 88명 중 41명이 10대다. 2012년 8월 11일생인 중국 여자 대표 정하오하오는 1896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한 디미트리오스 룬드라스(당시 10세·그리스·체조) 이후 최연소 올림픽 출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일본계’로 범위를 넓히면 더 하다. 이번 대회 최연소 금메달 주인공 트루와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으로 이 종목 동메달을 목에 건 브라운 모두 영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브라운은 아예 일본 미야자키에서 나고 자랐다.
195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등장한 스케이트보드는 1970년대부터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일본 기성세대는 이 ‘바퀴 달린 나무판’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스케이트보드는 미국에서 ‘저항 문화의 상징’으로 꼽혔지만 일본에서는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고, 시끄럽고, 지저분한 ‘말썽꾸러기들의 장난’이라고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물론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에 있는 스케이트보드 전용 경기장은 2021년 243개에서 올해 475개로 늘었다.
올림픽 스케이트보드는 스트리트와 파크 두 종목으로 나뉜다. 스트리트는 이름 그대로 길거리처럼 계단이나 난간 같은 장애물을 설치해 놓고 경기를 치른다. 원래 물을 뺀 수영장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던 데서 유래한 파크는 공원 스케이트보드장처럼 땅을 아래로 움푹하게 파놓고 진행한다. 스트리트와 파크는 2018년 자타르타-팔렘방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