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소집 요청에 따라 7일(현지시간) 개최된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회의 참가국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죽음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5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서 특별회의를 열고 성명을 통해 하니예 암살은 이란의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이 같은 행위가 중동지역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관들은 성명에서 “불법 점거 세력인 이스라엘에 이 극악무도한 공격의 책임을 돌린다”고 말했다.
당초 회원국들은 하니예 사망에 대한 언급을 삼가 왔지만 이날은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OIC 의장국 감비아는 개회식에서 하니예의 죽음으로 중동에서 계속되는 유혈 사태가 심화하고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마마두 탕가라 감비아 외무장관은 하니예 암살이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정의와 인권에 대한 절박함을 강조하며 대의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란의 알리 바게리 외무장관 대행은 보복 조치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현재 이스라엘 정권의 침략과 위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적절한 조처가 없는 상황에서 이란은 (이스라엘) 정권의 침략에 맞서 합법적 방어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OIC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인 지난해 11월에도 회의를 소집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당시 일부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그 동맹국에 대한 석유 공급을 중단하는 등 경제·외교 관계의 단절을 주장했으나, 당시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등 이스라엘과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한 국가들이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면서 분열 양상이 드러났다.
사우디 정치분석가 무함마드 빈 살레 알하르비는 이날 OIC 회의와 관련해 ”우리는 규탄과 비난 이상의 것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OIC는 유엔 다음으로 가장 많은 회원국을 보유한 국제기구로, 1965년 ‘걸프협력이사회’로 출범했다가 2011년 ‘이슬람회의기구’에서 현재의 이슬람협력기구로 명칭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