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2023.1.19. 뉴스1
“하… 나 또 걸렸대. 벌써 세 번째야. 뭐긴 뭐야. 코로나지.”
지난 겨울 이후 자취를 감춘 듯했던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급속한 확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서랍에 넣어둔 마스크를 다시 찾아 쓰는 사람도 늘었다.
의사들도 늘어나는 코로나 환자 수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 수원시의 한 개원의도 “코로나 검사하러 오는 환자도 늘고 양성 판정을 받는 환자도 늘었다”며 “새 변이가 나온 데다 여름이 되면서 다시 확산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27일(30주)까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수는 465명으로 전주(226명) 대비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News1
질병청에 따르면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는 새로운 변이인 KP.3다. 지난 1월부터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던 JN.1의 검출률은 6월 59.3%에서 지난달 19.5%로 약 40%p 감소한 반면, 새로운 변이인 KP.3의 비중이 39.8%로 6월(12.1%)대비 27.78%p 증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증상은 지금까지 경험해왔던 코로나19 변이들과 다르지 않고 중증도와 치명률도 높지 않다”며 “다만 CDC는 KP.3가 조금 다른 면역회피능력을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 회피는 바이러스가 인체의 면역 반응 시스템을 피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거나 백신 접종을 해 항체가 생긴 사람이라고 해도 면역 회피능력이 있는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할 경우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전파력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이에 질병청은 지난달 22일 호흡기 감염병 대응 TF를 구성해 코로나19를 비롯해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폐렴 등의 확산 추세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2020년 1월~2023년 8월 국내 코로나19 발생·사망 보고현황. 그래프 추이를 보면 여름철과 겨울철에 환자와 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질병청 제공)
그러면서 “다만 이번 유행은 새 변이와 백신 접종, 실내 환기 등의 문제들이 겹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여름철과 겨울철에 코로나19 환자 수가 늘어나는 패턴을 보여왔다.
여기다 면역회피능력이 좋은 KP.3의 등장, 아직 KP.3에 효과적인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등의 여러 요인이 겹쳐 환자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양진선 질병청 감염병관리과장은 “미국, 영국, 유럽, 일본 등 KP.3가 이미 유행한 나라들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유의미하게 늘면 엄청 긴장했겠지만 지금으로선 너무 크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 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실내 환기에 신경쓰는 등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양 과장은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밀폐된 곳에 환기를 하지 않고 냉방기를 틀어놓다 보니 호흡기 감염병이 퍼지기 쉬운 환경이 되는 것”이라며 “2시간에 한 번씩 꼭 환기를 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마스크를 쓰는 등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또 질병청은 오는 10월 KP.3 변이 바이러스의 조상격인 JN.1에 대한 백신 접종도 계획하고 있다.
올 상반기 때 접종했던 백신은 지난 겨울철, 가을철에 유행했던 XBB.1.5에 예방효과가 있는 백신이었지만 JN.1에 대한 예방 백신은 지금 유행하고 있는 KP.3 또는 KP.2까지도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