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석달 앞두고 ‘정체성 전쟁’ ‘자산 33만 달러’ 부동산 없는 월즈… “트럼프 중산층 파괴, 행복 빼앗아” 자산 최대 2000만 달러 추정 밴스… “월즈, 파병 요청받고 부대 떠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면서 90일도 남지 않은 미 대선에서 ‘정체성 전쟁(identity war)’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미 중서부 태생, 군 복무 경험 등 공통점이 많은 월즈 주지사와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출신과 경력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월즈 주지사는 6일 해리스 부통령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첫 공동유세 뒤 7일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뒤 대선 최대 승부처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 3곳을 연달아 찾은 것이다.
월즈 주지사의 재산도 화제다. 하원의원이던 2007∼2019년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그는 한 번도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다. 주지사 당선 뒤 관저로 이사하며 미네소타주 멘케이토 자택을 30만4000달러(약 4억 원)에 판 뒤 소유 부동산도 없다. 2019년 공개된 재산 신고서에 따르면 월즈 주지사와 부인 그웬 월즈의 순자산은 33만 달러 이하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나 밴스 부통령 후보와는 비교가 안 된다.
월즈 주지사는 7일 유세에서도 중서부 출신의 ‘흙수저 정치인’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내세웠다. 흙수저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해졌지만, 현재는 ‘금수저’인 밴스 부통령 후보와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즈 주지사는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트럼프는 중산층을 파괴할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인의 행복을 빼앗아 가려고 한다”고 했다.
공화당 일각에선 월즈 주지사가 지난해 미네소타주 학교의 남학생 화장실에도 무료로 생리용품을 비치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에 서명한 것도 ‘급진적 정책’이라며 문제 삼고 있다. 이미 생리용품과 월즈 주지사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배포하며 ‘탐폰(여성 위생용품) 팀(Tim)’이라고 조롱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