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패배 선수, 손가락으로 ‘X’ 시위
남성처럼 성염색체가 ‘XY’인 것으로 알려진 대만의 린위팅(왼쪽)이 8일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7kg급 준결승에서 에스라 카르만(튀르키예)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고 있다. 파리=AP 뉴시스
성별 논란을 일으킨 ‘XY염색체’를 보유한 린위팅(29·대만)이 복싱 여자 57kg급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을 노리게 됐다.
린위팅은 8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7kg급 준결승전에서 에스라 카르만(27·튀르키예)에게 5-0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7일 여자 66kg급 결승에 오른 이마네 칼리프(25·알제리)에 이어 XY염색체를 보유한 여성 선수 두 명이 모두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날도 XY염색체 선수에 대한 반감은 계속됐다. 린위팅에게 진 카르만은 손가락으로 ‘X’를 표시했다. 8강전에서도 린위팅에게 패한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34·불가리아)가 경기 뒤 두 검지를 교차시켜 ‘X’ 모양을 만들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린위팅이 준결승에서 승리한 뒤 ‘XX염색체’ 시위에 직면했다”며 “‘건장한’ 린위팅이 패배한 상대로부터 여성 염색체를 의미하는 몸짓을 마주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전했다.
국제복싱협회(IBA)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이 XY염색체를 보유했다고 실격 처리하면서 두 선수에 대한 논란에 불이 붙었다. XY염색체는 주로 남성이 보유하고 있는데 여성에게도 나타나 논란이 된 것이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재정적 부패와 승부 조작, 편파 판정 등을 이유로 IBA를 올림픽에서 퇴출시켰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