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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올림픽축구 동메달… 북아프리카, 세계축구 강호로

입력 | 2024-08-09 02:38:08


8일 프랑스 낭트 스타드 드 라보주아르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축구 남자 동메달 결정전에서 모로코의 자카리아 엘 우아디(왼쪽)가 이집트의 오사마 파이살의 수비를 뚫고 공격하고 있다. 모로코는 이 경기에서 이집트를 6-0으로 대파하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낭트=AP 뉴시스


모로코가 파리 올림픽에서 이집트에 대승을 거두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이집트 역시 이번 올림픽에서 남미와 유럽의 최강팀들을 연달아 제압하며 준결승까지 올라 향후 북아프리카가 세계 축구에 돌풍의 핵으로 주목받게 됐다.

모로코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트 스타드 드 라보주아르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축구 남자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집트를 6-0으로 대파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모로코 선수들이 8일 프랑스 낭트 스타드 드 라보주아르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축구 남자 동메달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국기를 펼쳐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낭트=AP 뉴시스

모로코는 초반부터 이집트를 거칠게 몰아쳤다. 전반 23분 에잘졸리 압데가 선제골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다시 3분 만에 추가골을 더하며 점수를 벌렸다.

후반전에는 시작 6분 만에 엘 칸누스 빌랄이 다시 추가골을 넣었고 19분과 28분에도 수피아네와 아크람이 연속으로 골을 터뜨렸다.

결국 정규시간 종료 직전인 후반 42분 하키미 아크라프가 프리킥을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이집트를 대파했다.

모로코는 이번 동메달로 올림픽 축구 최고 성적을 내게 됐다.

모로코가 기록한 기존 대회 최고 성적은 1972년 뮌헨 대회 때의 8강이었다.

아울러 이번 올림픽은 아프리카에서 두 팀 이상이 축구 4강에 오른 최초의 올림픽이 됐다.

또한 북아프리카 국가가 메달을 따낸 최초의 올림픽으로 남게 됐다.

아프리카 국가가 올림픽에서 따낸 최초의 축구 올림픽 메달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가나가 따낸 동메달이었다.

그 다음해인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나이지리아가,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카메룬이 각각 금메달을 획득하며 아프리카는 세계 축구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도 동메달을 차지하며 축구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아프리카 대륙의 중앙부에 위치한 중앙아프리카 국가들이다.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 중 남아프리카나 북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이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 이집트와 모로코는 모두 유럽 대륙과 맞닿아 있는 북아프리카 국가들이다.

특히 올림픽이 와일드카드를 제외하면 23세 이하 선수들을 출전시키도록 한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떠올리면, 이번 대회를 계기로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세계 축구의 강호로 떠올랐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한편 이번 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은 프랑스와 스페인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프랑스는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 2022 카타르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다만 최근 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프랑스가 따낸 올림픽 축구 메달은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이 마지막이었다.

스페인은 프랑스와 호각세인 국가지만 최근 상승세다.

올림픽에서는 2020 도쿄 대회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은메달을,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는 금메달을 따내 프랑스보다 최근에 획득한 메달이 많다.

유럽 국가의 맹주를 가리는 유로챔피언십에서도 한 수 위다.

스페인은 올해 6월 열린 독일 대회 때 우승을 차지했지만 프랑스는 4강에 그쳤다.

2020 대회 때도 스페인은 3위에 오른 반면 프랑스는 11위에 그쳤다.

프랑스는 또 2018 월드컵 우승을 견인한 킬리안 음바페가 스페인 리그인 라리가의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이번 대회 와일드카드 출전이 무산되는 등 다소의 악재가 있다.

하지만 프랑스가 스페인보다 높은 FIFA 랭킹과 개최국 이점 등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면 이 같은 악재는 큰 변수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또 음바페 대신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올림피크 리옹 소속 알렉상드로 라카제트의 리더십도 팀의 결속력을 끌어올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드컵과 유로챔피언십, 올림픽을 넘나든 두 국가의 자존심 대결은 10일(한국시간) 새벽 1시 진행된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