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철미와 기념촬영하는 임애지. 뉴시스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메달 시상식에서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걸렸다.
9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임애지(25·화순군청)와 방철미(30·북한)가 나란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북한 방철미가 9일 복싱 여자 54㎏급 시상식에서 임애지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가 9일 복싱 여자 54㎏급 시상식에서 선수들과 빅토리 셀피를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은메달), 중국 창위안(금메달), 북한 방철미(동메달), 임애지. 뉴스1
그는 이번 대회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묻는 말에도 뜸을 들인 뒤 “올림픽은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대로 결과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답하기 전 기자회견장 옆쪽에 서 있는 북한 지도자의 눈치를 살피기도 했다.
남북이 같이 동메달을 딴 소감에 대해 방철미는 “선수로서 같은 순위에 든 것일 뿐”이라며 “다른 감정은 없다”고 했다. 임애지는 “(남북이 함께 메달을 따) 보기 좋았다. 내가 원하는 (금메달이라는) 결과는 아니었지만, 다음에는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임애지는 앞서 준결승이 끝난 직후 “(방)철미 언니를 안아봐도 될까요”라며 시상식에서의 다정한 모습을 예고했다. 하지만 실제 시상식에서는 포옹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취재진이 ‘지난번에 방철미를 안아봐도 되냐고 했는데, 시상식이나 무대 위 아닌 곳에서 안았느냐’고 묻자, 임애지는 “비밀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때 방철미가 기자회견 도중 처음으로 잠깐 미소를 지었다.
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와 북한 방철미가 9일 복싱 여자 54㎏급 시상식을 마친 후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임애지와 방철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인사를 주고받으며 얼굴을 익혔다고 한다. 두 사람은 그간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만나면 조금씩 안부를 묻고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