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런던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출국 후 영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독일 에버트재단 초청으로 베를린에서 6개월 정도 머무른 후 올해 연말 귀국할 예정이다. 2024.6.14/뉴스1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8·15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 대상으로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자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가 한껏 들뜬 분위기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지사가 복권되면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 등 선거 출마 길이 열리게 돼 비명계 구심점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김 전 지사의 복권이 ‘야권 분열’을 위한 노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는 9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김 전 지사야말로 정권의 정치탄압의 희생양”이라며 “김 전 지사의 복권이 민주당의 분열이 아니라 다양성과 역동성을 살리고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미래 전병헌 대표도 “이재명 당의 정성호 의원의 복권 반대와 고민정 의원의 외로운 지지 반응을 보며 씁쓸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모처럼 절대 다수 야당보다 절대 소수 야당의 의견을 받아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촉구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내 편 사면’, ‘선택적 사면’은 이미 충분히 했다. 이번 8·15 특별사면은 달라야 한다”며 “포용의 정치, 통합의 정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반면 친명계 내에선 이번 복권에 ‘야권 분열’을 노리는 여권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김 전 지사의) 정치적 활동에 대해 보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필이면 민주당의 전당대회 과정에 복권을 하는 건 떨떠름하기는 하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준호 최고위원 후보도 전날 JTBC에 출연해 “2022년 12월 김 전 지사에게 복권 없는 사면을 했다. 정치적 의도를 가졌다고 본다. 야당의 분열, 이런 의도가 담겨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6일 YTN 라디오에서 “김 전 지사도 억울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복권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여당에선 야권 분열용 시기에 맞춰서 쓸 거라고 보는데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영국 런던정경대에서 방문교수 자격으로 머무르다 현재 독일 에베르트재단 초청으로 베를린에서 머물고 있는 김 전 지사는 올해 연말쯤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