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결정한 행복/아서 C 브룩스 등 지음·박다솜 옮김/356쪽·1만9800원·알에이치코리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 갇혔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빅터 프랭클 박사가 회고록(‘죽음의 수용소에서’)에 쓴 말이다. 가족을 잃고 자신마저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 불가항력의 대비극 앞에서 그는 원망과 저주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 대신 자기 존재의 이유를 찾고, 다른 수용자들을 도우며 삶을 이어갔다.
미국 하버드대 정책학 교수로 행복학 연구자인 저자는 프랭클 박사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를 행동과 분리하는 ‘메타 인지’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예컨대 비가 내리면 공사를 할 수 없는 건축업자는 하늘을 원망할 순 있지만, 불가항력의 현실을 결코 바꿀 수 없다. 이때 그는 부정적 감정에만 빠져 있기보다는 악천후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는 ‘행동’이 필요하다. 감정은 뇌가 보내는 신호일 뿐, 이후의 행동은 학습을 통해 바꿀 수 있다는 뇌과학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