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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 시간 당기고도… 눈물로 끝난 전웅태의 세번째 올림픽

입력 | 2024-08-10 20:26:00


전웅태와 서창완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근대5종 남자 결승전 레이저런에서 결승선에 골인해 아쉬워하고 있다. 전웅태는 6위를, 서창완은 7위를 기록했다. 2024.8.10 베르사유=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근대5종 선수 처음으로 메달(동)을 땄던 전웅태(29)는 대회 뒤 알람 시간을 새로 설정했다. 5시 42분이던 알람 시간을 32분으로 앞당겼다. 그것도 모자로 5시 30분에 알람을 하나 더 걸었다. 올림픽 메달이라는 성과에 취할 법도 했지만 오히려 그는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위해 자기 자신을 더 몰아붙였다.

간절함이 너무 커서였을까. 전웅태가 세 번째 올림픽을 눈물로 마무리했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남자부 결선에서 총점 1526점으로 6위를 했다. 마지막 레이저런(사격+육상)에서 한때 2위까지 치고 나가기도 했지만 사격에서 난조를 겪으면서 끝내 다른 선수들의 추격을 허용했다. 마지막 육상 600m 구간에서만 3위에서 6위로 내려앉았다.

첫 번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레이저런 신기록을, 두 번째 도쿄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따냈던 그는 세 번째 올림픽에선 눈물과 함께 돌아섰다. 대회 뒤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에 나타난 전웅태는 울음을 감추지 못했다. 전웅태는 “많이 아쉽다. 잘 안되는 날에도 참고 이겨내야 하는 게 미스가 아쉽다”고 말했다.

전웅태이 9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근대5종 남자 결승에서 레이저런 경기를 치르고 있다. 2024.8.10 베르사유=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첫 사격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전웅태는 첫 사격에서만 약 26초를 소요하면서 2위 자리를 내줬고 끝내 그 격차를 메우지 못했다. 전웅태는 “첫 사격을 하고 (2위로 나선) 사토 타이슈(일본)에게 빨리 붙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수가 나와서 나도 모르게 급해졌던 것 같다. 이런 게 바로 근대5종 같다. 끝맺음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실수”고 말했다. 울먹이는 자신을 옆에서 바라보는 서창완(27)을 향해 “동생 앞에서 우는 형이 된 것 같아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웅태와 서창완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근대5종 남자 결승전 레이저런에서 결승선에 골인해 아쉬워하고 있다. 전웅태는 6위를, 서창완은 7위를 기록했다. 2024.8.10 베르사유=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국 근대5종 첫 메달리스트’라는 압박감은 옆에서 보기에도 컸다. 이날 전웅태와 함께 결선에 나선 서창완은 “웅태 형이 티를 안내려고 했지만 큰 압박감을 느꼈을 것 같다. 나도 아쉽지만 웅태 형이 더욱 아쉬울 것 같다. 웅태 형이 왜 우는 지 알 것 같다. 형에게 너무 자랑스럽고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창완은 자신의 첫 올림픽을 7위로 마무리했다.







베르사유=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