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무리 주주 설문조사서 “제약 고평가” 반대가 찬성 크게 앞서 일각 “주매청도 변수… 무산 가능성”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과 ‘합병 비율’ 문제로 합병에 난항을 겪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대로 합병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에 앞서 주주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진행 중인 ‘주주 설문조사’가 12일 종료된다. 셀트리온은 현재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를 설립해 양 사의 시너지 평가, 자금 평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오늘 마무리되는 주주 설문조사 역시 최종 검토 결과에 반영될 예정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셀트리온 주주들의 의견이 무시된 합병은 없을 것”이라며 합병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합병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합병하는 주체가 모두 상장사일 경우 합병비율은 오로지 ‘주가’에 의해 결정된다. 9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제약은 7만9900원, 셀트리온은 19만6000원으로 약 2.5배 차이 난다. 반면 지난해 매출은 셀트리온(2조1764억 원)이 셀트리온제약(3888억 원)에 비해 5.6배가량 많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제약의 주가는 대체로 셀트리온이 올라가면 따라서 같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매출이나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주주 반대에 맞서 합병을 강행하는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주매청) 규모가 가장 큰 변수가 된다. 주매청은 합병과 같이 주주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안건에 대해 회사에 자신의 주식을 공정한 가격에 되사줄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합병 무산 가능성이 커지며 셀트리온제약까지 3사 합병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밸류체인을 간소화하고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일감 몰아주기’ 등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겠다는 셀트리온의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회사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개발-생산(셀트리온)-해외·국내 유통(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을 일원화하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등 사업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며 “만약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적당한 시기에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