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놀이터 신축 이전-확대 송절동 백로 서식지 보존에 온 힘 청주동물원, 야생동물 구조해 치료 국내 첫 야생동물 보전센터 건립도
청주동물원 관계자들이 부상당한 야생 여우를 치료하고 있다.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가 반려동물 놀이터 확대, 송절동 백로 서식지 보존, 반려동물센터 신축 이전 등 ‘동물복지 선도 도시’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11일 시에 따르면 민선 8기 들어 기존 문암생태공원 내 반려동물 놀이터(애견인 쉼터) 외에 △용암근린공원 △율봉〃 △오창〃 등에 추가로 놀이터를 만들었다. 올해 10월에는 서원구 일원에도 들어선다.
무료로 운영되는 반려견 놀이터는 연간 4만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강내면 태성리의 반려동물보호센터도 85억 원을 들여 내년 5월에 하이테크밸리산업단지 부지(6620㎡)로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기존 태성리 센터의 시설이 낡은 데다 유기·유실 동물 수용 공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의 동물복지도시 만들기 ‘일등 공신’은 상당구 명암로에 있는 청주동물원이다. 이곳은 경남 김해의 한 동물원 시멘트 우리에서 비쩍 마른 상태로 지내던 수사자 ‘바람이’(20)를 구조해 보살피면서 전국적인 이목을 끌었다. 시는 ‘갈비사자’로 불린 바람이의 딸 사자(5)도 현재 임시 보호 중인 강릉의 한 동물농장에서 20일 데려와 적응 기간을 거친 뒤 내년 3월에 합사할 예정이다.
청주동물원은 바람이 부녀 구조에 앞서 2018년 강원 동해 농장의 사육곰(반이, 들이), 여우(김서방), 독수리(하늘이), 미니말(사라) 등 동물 보호와 구조 치료에 적극 나섰다. 또 삵, 독수리, 참매 등 전국의 야생동물센터에서 구조한 뒤 장애가 생긴 토종 야생동물을 데려와 치료해 방사가 가능한 경우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이 과정도 시민교육으로 연계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청주동물원은 올 5월에 환경부 제1호 거점 동물원으로 지정돼 △동물원 안전관리계획 자문 △동물진료·감염병 예방 △동물원 동물 서식환경 개선 자문 △야생동물 구조 등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야생동물 건강검진 과정을 볼 수 있는 연면적 192㎡ 규모의 ‘야생동물 보전센터’가 들어선다. 야생동물의 외과수술과 건강검진을 진행하는 동물병원 성격인 이곳은 생식세포 냉동동결설비를 갖추고 멸종위기종 복원과 보전을 담당할 예정이다. 입장객들은 대형 관람창으로 야생동물의 건강검진 과정도 관람할 수 있다.
시는 내년에 2000㎡ 규모의 천연기념물 자연 방사 훈련장 조성 공사에 착수하고, 천연기념물 치료 역량을 높이기 위해 10종의 첨단 의료기를 구입할 계획이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천연기념물이 자연으로 돌아갈 기회를 만들고, 그 과정을 시민들에게 교육·홍보해 생물자원이자 문화유산인 천연기념물의 보존 중요성을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