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에 사는 주부 이모 씨(54)는 남편이 정년을 맞는 3년 뒤 생계가 걱정이다. 미성년인 두 아들을 취업까지 뒷바라지해야 하고 결혼 자금도 좀 보태려면 부부가 노후에 쓸 돈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씨는 “요양병원에 모신 시부모님께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은퇴 이후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고 했다.
중년 8명 중 1명은 이 씨처럼 가족 돌봄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노후 준비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중년의 이중과업 부담과 사회불안 인식: 가족 돌봄과 노후 준비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45∼64세 응답자 3575명 중 12.5%가 ‘가족 돌봄에 어려움이 있고, 노후 준비도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43.0%는 ‘노후 준비를 안 한다’고 답했다.
‘가족 돌봄에 어려움을 느끼고, 노후 준비도 안 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차 베이비붐 세대(1958∼1963년생) 9.6%,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 12.5%, X세대(1975∼1977년생) 18.1%로 연령이 낮을수록 가족 돌봄과 노후 준비의 이중고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